통일을 위한 미래세대의 역할
통일을 위한 미래세대의 역할
  • 경남일보
  • 승인 2014.11.2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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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원 (창원대학교 대외협력팀)
황상원
10년 전 중국 단둥시 외곽 압록강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북-중 접경지역으로 일보하라고 불리는 곳으로 폭이 10m 남짓한 지류를 사이에 두고 북한의 농촌마을과 국경을 접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지리적 특성 탓에 북-중 밀무역이 성행하고 탈북코스로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지류에서 중국인이 모는 작은 철제 배를 탔습니다. 약 20분 남짓 거슬러 올라갔을까요. 국경을 지키던 북한 인민군 병사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스무 살 안팎의 앳된 인민군 병사들은 총을 들고 있었지만 경계는 느슨했습니다. 당시 그 인민군들이 배에 타고 있던 남한 관광객들에게 했던 말은 지금까지도 귓가에 남아 있습니다.

“남조선 동무, 시계 하나만 가져다 주시라요, 시계….”

불과 3m 거리의 남한 관광객이 북한 병사에게 ‘made in korea’ 초콜릿, 담배 등을 던져주는 장면을 직접 경험한 뒤 ‘북한이 경제사정으로 인해 안으로부터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북한은 3대 세습을 통해 나름대로 견고한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통일에 대한 기대와 당위성이 시간흐름에 희석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최근 우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약 50%가 ‘통일에 반대한다’고 답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먹먹한 기분을 누를 수 없었습니다. 우리의 미래세대들이 통일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통일비용’을 자신들이 짊어질 것이라는 걱정 때문일 것입니다. 이 걱정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만, 반대로 통일의 편익을 가장 많이 누리는 것도 우리 청년들이 되지 않을까요. 청년들의 역할 없이는 통일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1990년 독일 통일 당시 동서독 청년들의 통일 열망이 강했고, 동독 주민의 소득수준은 서독 주민의 5분의 1에서 통일 10년 만에 92% 수준이 됐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최근 제가 근무하는 창원대는 통일부의 경남지역통일교육센터에 지정됐습니다. 이름 그대로 통일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과 시민들을 교육하는 곳이지만 여전히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해야 할 일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통일에 대한 미래세대 여러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황상원 (창원대학교 대외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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