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인터스텔라와 상대성이론
[객원칼럼]인터스텔라와 상대성이론
  • 경남일보
  • 승인 2014.11.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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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1905년 26세의 아인슈타인은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다. 당시 아인슈타인은 스위스 특허청의 기술전문가로 근무하며 여유시간에 본인이 좋아하는 물리학을 공부했으며 정규 물리학계에 몸담지 않았기에 기존 상식을 벗어난 이론을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빛의 속도가 초속 30만㎞로 유한하다는 명제로부터 시간과 공간이 독립된 차원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커플링이 되어 있다는 개념을 전개했을 뿐 중력에 관해서는 기존 뉴턴 역학의 이론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1917년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면서 중력을 힘으로 정의하는 뉴턴역학의 개념을 벗어나 시간과 공간의 곡률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인슈타인으로부터 정립된 현대물리학의 기본 이론을 바탕으로 이를 증명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물질을 가속시켜야 했는데 질량이 큰 물체를 가속하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하므로 과학자들은 원자나 분자 단위의 미소질량의 입자에 대해서 실험을 고안했으며, 이후 원자분자물리학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됐다.

이렇게 미시적인 세계에서 입자와 같은 미소질량에 대해 검증되고 정립된 이론이 다시 천체와 같이 거시적인 세계에서 사람이 탄 우주선과 같은 거대질량에 적용돼 인터스텔라라는 앞으로도 한동안 만나기 힘들 것 같은 영화를 탄생시켰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더불어 현대 천체물리학에서 정립된 웜홀과 블랙홀이라는 우주의 특이점을 모티브로 했기에 이 영화를 단지 공상과학(Scientific Fiction) 영화로 분류한다면 곤란할 정도의 이론적인 배경을 탄탄하게 갖췄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항공분야에서도 일상적인 감각과 경험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초월적인 현상이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초음속 현상이다. 학생들에게 아음속에서의 양력과 항력을 설명할 때에는 자연에서 관찰되는 물고기나 새의 형상이나 거동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이 가능하지만, 초음속 현상만큼은 순수한 이론적 사고를 통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상대성 이론에서는 빛의 속도, 즉 광속이 특이점이라면 초음속 현상에서는 소리의 속도, 즉 음속이 특이점이다. 이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때 우리가 선험(先驗)하지 못한 충격파와 팽창파와 같은 특이현상이 발생하며 일상적인 아음속 세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초음속의 조건은 손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며, 초음속에 근접할 때 발생하는 음속의 벽(Sonic Barrier)이라 불리는 항력발산 현상을 극복해야만 한다.

일상적인 경험에 따르면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시간, 이동할 수 있는 공간에는 분명 물리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인터스텔라를 통해 시공을 초월해 모든 물질과 정신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4차원 5차원의 세계를 2차원 스크린에나마 투영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서 매우 흥분됐다. 몰입도가 높았던 만큼이나 체감시간은 2시간 정도였지만 실제 러닝타임은 3시간을 넘겼다. 그 자체가 감독이 의도했던 상대성 이론에서의 시간지연(Time Dilation) 효과는 아니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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