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성매매 단속이 빚은 미혼모의 비극
무리한 성매매 단속이 빚은 미혼모의 비극
  • 경남일보
  • 승인 2014.11.3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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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어느 모텔에서 20대 성매매 여성이 추락, 사망한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함정단속’ 논란이 뜨겁다. 숨진 여성은 이른바 티켓다방 여 종업원으로 손님을 가장한 경찰을 피해 6층 창문에서 뛰어내리다 변을 당했다. 전국여성단체가 지난달 27일 통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속 실적을 올리려고 ‘함정단속’으로 공권력에 의해 한 여성이 죽임을 당했다고 주장, 진상규명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나 경찰은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 안타깝지만 ‘함정수사’는 아니며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통영의 성매매 단속은 적법 여부를 떠나 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화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상식적으로 봐도 ‘함정수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성매매의 경우 당사자 간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이런 단속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경찰의 입장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손님을 위장한 경찰의 성매매 단속에 적발된 20대 여성이 투신해 숨지자 ‘함정단속 수사기법’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통영의 성매매 단속 경찰관은 거리 홍보 전단에 나온 번호로 전화를 걸어 20대 여성을 모텔로 불렀다. 이 여성이 목욕하러 간 사이 다른 경찰관들이 들이닥쳤다. 이 여성은 옷을 입을 동안만 나가 있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다. 5분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경찰이 방 안으로 들어갔으나 이 여성은 모텔 6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뒤였다.

미혼모 티켓다방 여성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처럼 경찰의 수사 방식이 ‘함정’을 파는 식의 손쉬운 카드만 쓰지 말고 더 과학적이고 치밀한 기법을 연구해야 한다. 경찰이 ‘함정단속’을 남발하면 준법 의식보다는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했으면 한다. 경찰은 무리한 성매매 단속이 빚은 이런 불행한 미혼모의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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