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연말연시

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올 겨울은 평년보다 추위는 덜할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고, 우리지역은 안개가 자주 끼는 지역이라 새벽운전을 조심해야 한다. 이맘때면 한 해에 좋은 일과 굳은 일을 떠나보내고 새해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자는 송년모임이 가득하다. 도로교통공단이 최근 3년간 발생한 교통사고를 계절별로 분석한 결과 겨울철 교통사고100건당 사상자 수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했다. 도로의 결빙, 적설 등으로 미끄러움으로 인한 사고라고 하니 보행자 사고와도 무관하지 않다. 다른 계절에 비해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6시에서 8시, 오후 6시에서 8시 사이에 치사율이 가장 높았고, 차종별로는 승합차, 자전거, 농기계 등의 치사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다고 한다. 노면이 눈이 올 때의 결빙상태보다 녹기 시작하는 젖은 상태와 야간, 일교차가 심한 날 치사율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교차가 클 때나 야간운전은 삼가고 열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고속도로로 다녀야 할 것 같다.

또 술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대로 매일 먹는 술은 해독이 되지 않아서 건강을 해치게 되므로 3일 이상 간격을 두는 것이 좋지만 그럴 수 없다면 물을 많이 먹고 술은 적게 마시는 게 상책이다. 술 종류에 따라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없고 단지 마신 주량이 얼마인지가 건강을 해치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연말에 술에 취할 정도로 마시는 것은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응급실로 실려 오는 환자 중에 술과 관련된 환자가 이때쯤에 가장 많은 이유는 송년모임이 많기 때문이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말연시를 차분하게 보내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 술자리는 연속되는 건배보다도 많은 대화와 서로의 격려가 필요하고, 1차 이상 하지 말고, 헤어질 때 술 취한 사람이 있다면 집에까지 안전하게 보내드리는 모임이 돼야 할 것 같다. 항상 이맘때면 취객이 다쳐서 응급실로 실려 와서 어떻게 다쳤는지도 모르고, 특히 머리수술하게 되는 경우에는 가족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들은 같이 술자리를 한 사람들도 양심상 책임을 면할 수 없기에 술 적게 들고 안전하게 귀가하는 송년회가 되게 다 같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고자의 신분이 확인되지 않아서 가족에게 연락도 못하고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하고 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항상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것들을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지갑이나 핸드폰이 분실되어 가족과의 연락이 되지 않으면 수술이 지체될 수밖에 없어 지갑이 아닌 다른 곳에 명함이나 신분을 알 수 있는 것들을 넣고 다니는 것도 안전한 요령이다. 음주 후 길에서 자버리게 되면 동사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술에 취하면 저승사자가 와도 모를 일이다. 이같은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어 경각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연말연시 음주에 의한 사고가 없어서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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