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아름다운 것은
빛이 아름다운 것은
  • 경남일보
  • 승인 2014.12.0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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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두상 (진주중앙중학교 교사)
제두상
자기 앞에 놓인 사소한 문제로 인해 혼자만 벼랑 끝에 선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사람마다 걷는 속도가 다르듯이 그 문제를 바라보는 마음은 다르게 나타난다.

지금 중학교에서는 특목고 면접을 끝내고 결과를 기다리는 때이다. 천문학자를 꿈꾸며 과학고를 지원했던 한 학생과 2단계 면접을 함께 준비했다. 예상 질문을 만들어 대답하는 방법과 시선처리, 목소리의 높낮이, 의자에 앉았을 때의 자세 등을 열심히 연습하였지만, 그 학생은 2단계에서 불합격했다. 면접시험은 준비한 대로 잘 봤지만 1학년 때 내신관리를 잘 하지 못했던 것이 불합격의 원인이 아니었을까 진단했다.

다른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공차기에 여념이 없는 점심시간에도 그 학생은 책을 읽고 공부를 열심히 해 왔다. 그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 봐 왔기 때문에 실패의 경험에 얼마나 낙심하고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 학생은 좌절을 이겨내고 의연하게 밝은 모습으로 진로 활동실을 찾아왔다. 얼굴표정이 몰라보게 밝아졌고 목소리도 힘이 들어가 있었다.

“이제부터 12월 19일 고입 연합고사에 대비하여 더 열심히 공부할 것이고 이번에 많은 것을 생각했고, 배웠다”고 했다.

요즘 어떤 대학생들은 사소한 일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심지어 자신의 연애감정도 일일이 부모님의 지시를 받아 한다는데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실패한 경험, 좌절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다시 일어선 그 학생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당한 어려움과 고통이 시간의 흐름을 잠깐 멈춰 서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려움과 고통을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 어려움을 열정과 긍정의 힘으로, 불가능해 보였던 것을 가능하게 하는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말이다.

하루라는 작은 조각들이 모여서 인생이라는 퍼즐을 완성해 가듯이 다른 사람에 비해 좀 돌아가고 천천히 가더라도 열정과 노력,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더해진다면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인생 퍼즐이 되리라 생각한다.

인생에는 빛과 어둠이 끊임없이 교차한다. 인생에 약간의 그림자도 없이 빛만 있다면 그 빛이 밝고 아름답다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제두상 (진주중앙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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