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일보
  • 승인 2014.12.0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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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눈은 그 빛깔과 내리는 모양, 쌓인 모습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김진섭은 그의 소설에서 ‘눈이 내리면 온 세상이 일제히 고요한 환호성을 소리 높이 지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석학 이어령도 차 한잔의 사상에 ‘눈은 일상시의 조그마한 기적’이라고 적었다.

▶눈 오는 날 거리에서 무기력해 보이는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사람들의 발걸음도 경쾌하다. 그러나 정작 눈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앙드레 지드는 ‘풍경을 덮어 버리는 그의 유달리 흰빛이 밉다. 차가워 생명을 거부한다. 생명은 눈이 녹아야 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생명의 양식)’라고 했다.

▶초겨울 내린 눈으로 야단법석이다. 산청, 함양, 거창 등 산간지방은 물론 창원, 진주 등 도시지역도 교통이 마비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적설량은 5cm 내외로 그리 많지 않았지만 출근길은 대혼란을 빚어 지각사태가 줄을 이었다. 학교도 문을 열지 못했다. 남부지방이라 겨울눈이 흔치 않아 겪는 돌발사태라고 치부하기엔 그 피해가 너무 크다.

▶이젠 학습효과가 있을 법도 하지만 눈만 내리면 허둥지둥한다. 남녘이지만 지리산을 이고 있는 경남 북부지방은 겨울눈이 잦다. 그때마다 홍역을 치른다. 눈이 많은 강원도가 어떻게 겨울을 나는지 견학이라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눈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설레게 하고 낭만에 젖게 하지만 반길 일만은 아니다. 피해도 만만찮다. 남은 겨울 몇 차례나 눈이 더 내릴는지.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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