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현경장(解弦更張)
해현경장(解弦更張)
  • 경남일보
  • 승인 2014.12.11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선주 (법학박사, 전 진주경찰서장)
강선주
2011년도로 기억됩니다. 재단법인 ‘행복세상’이 한길 리서치에 의뢰해서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사회를 불행하게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1위는 정치인이 차지했습니다. 그것도 응답자의 67.5%라는 압도적인 1위였습니다. 그러니까 10명 중 7명이 우리 사회를 불행하게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정치인이라고 대답한 것입니다.

또 당시 국민들은 ‘정치가 국민 행복에 얼마나 기여하는가’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의 79.2%가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차기 대선주자 중 법치주의, 경제적 번영, 사회적 안전 등을 통해 국민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인물’에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4.6%, 뒤이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22.1%,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3.7%를 차지했습니다. 박근혜 대표는 2년 후 대통령이 되었고, 벌써 2년여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행복을 가져다주는 정치는 좀처럼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작금 우리 정치의 볼썽사나운 꼴은 지면관계상 다 기술할 수도 없습니다. 수백 명의 아이들이 수몰된 세월호 관련 법 제정을 두고 여야가 서로 고성이 오가고 난리법석을 벌였던 것이 바로 엊그제였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문고리 삼인방, 만만회, 십상시 등 이런 해괴한 단어들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것처럼 대한민국의 정치가 침몰하고 있는데 선장다운 선장이 없습니다. 상식과 정의가 무너진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서 있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정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옛날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중국 한나라 무제 때 박사 벼슬을 한 동중서는 “지금 한나라의 정치는 썩은 나무와 똥이 뒤덮인 담장과 같아서 어찌 할 도리가 없는 지경이다. 이는 마치 거문고를 연주할 때 소리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 반드시 줄을 풀어서 고쳐 매어야 하는 것과 같이(竊譬之琴瑟不調, 甚者必解而更張之, 乃可鼓也). 정치도 제대로 행하여지지 않는 경우 반드시 옛것을 새롭게 변화하여 개혁하여야만 제대로 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유래한 해현경장(解弦更張)은 주로 정치적·사회적 개혁을 의미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늘어질 대로 늘어진 우리 정치의 줄(弦)을 팽팽하게 고쳐 맬 인물은 언제쯤 나오겠습니까?

/법학박사· 전 진주경찰서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