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에 대한 생각
의령에 대한 생각
  • 경남일보
  • 승인 2014.12.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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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환 (시골을 사랑하는 시인)
윤재환
의령은 이름답게 마땅히 편안한 땅이다. 진산인 897m 높이의 자굴산과 더불어 남강과 낙동강이 감싸 안고 흐르고 있다. 마땅할 의(宜)자와 편안할 령(寧)자인 의령은 이름처럼 마땅히 편안한 땅이라 충의의 정신이 배어 있는 인물의 고장이다.

지금이야 누구나 쉽게 드나드는 땅이지만, 이전에는 쉽게 드나들 수 없는 지형이었다. 정암교를 지나 의령관문으로 들어오면 사신도처럼 용과 호랑이가 지키고 있는 형상이다. 남산에서 동으로 뻗어내린 산이 구룡산이고, 그 끝자락인 솥바위가 있는 곳이 용의 머리이다. 그리고 탑바위가 있는 산이 호랑이의 형상인데 탑바위 동쪽에 우뚝 솟은 산이 호미산이고, 남강을 따라 상류 쪽으로 휘어감은 듯 길게 늘어진 산자락이 호랑이의 몸통인 진등재이다. 그러니 의령관문으로 들어오면 정확하게 좌청룡 우백호의 지형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외부로부터 쉽게 침략당하지 않는 안전한 지역인 의령은 농부는 농사를 편안하게 지을 수 있고 선비는 편안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의령은 훌륭한 인물이 나올 수 있는 좋은 지형을 가진 고장인 것이다.

이러한 인물의 고장인 의령의 사람들에 의한 의미가 네 가지가 있다. 바로 의령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나라와 말과 글, 경제, 그리고 문화까지 지키고 일구어 냈다는 것이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천강 홍의장군 곽재우 선생과 의병을 비롯한 백산 안희제 선생 등이 나라를 지켜냈다. 조선어학회 사건 33인 중 의령출신의 3인인 고루 이극로 박사를 비롯해 남저 이우식 선생, 한뫼 안호상 박사는 말과 글을 지켜냈다. 그리고 삼성의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은 경제를 살려냈다. 특히 우리나라 3대 악성 중의 한 분인 우륵 선생은 가야 말기 가실왕의 명을 받고 12월을 상징하는 12현의 가야금을 만들었으며, 가야금 연주곡인 ‘가야 12곡’을 지었다. 또한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룩한 이후 신라에 가야금을 전수하는 등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를 일구어 냈다.

필자는 이름답게 좋은 지형을 가진 고장의 의미가 느껴지는 의령에서 나서 의령에서 살고 있다. 필자의 시 한 구절처럼 ‘나의 뼈를 만들고 다시 그 뼈를 삭혀줄 의령이 좋아 의령에 산다.’ 앞으로도 의령을 위해 살아갈 것이다. 마땅히 편안한 땅 의령의 겨울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하루이다. 
윤재환 (시골을 사랑하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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