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사랑
끝 사랑
  • 경남일보
  • 승인 2014.12.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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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첫사랑은 달콤하지만 짧고 이뤄지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가이벨은 ‘첫사랑이 엮어낸 꿈이 단 것은 나무에 피는 꽃보다 빨리 떨어지고 시들어 버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숱한 유행가가 첫사랑과의 슬픈 이별을 노래하고 있다. 첫사랑은 가슴속에만 존재하는 옹이와 같은 흔적이다.

▶그러나 끝 사랑은 많은 감동을 안겨준다. 붙 같은 사랑이 점점 곰삭아 이해가 쌓이고 마침내 연민으로 변하더니 나중에는 운명으로 받아들여 해로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서로 상대방이 의지할 곳은 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런 곰삭아가는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황혼에 이혼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개봉된 독립영화 ‘님아, 그 강 건너지 마오’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봉된지 보름 만에 100만 관객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워낭소리, 비긴 어게인에 이은 흥행이다. 영화는 98살과 89살의 노부부가 닭살 돋는 알콩달콩한 사랑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 잔잔한 감동을 안겨 주고 있다.

▶노부부의 사랑이 동화처럼 펼쳐져 감동적이었다는 반응과 늙으면 사랑의 감흥도 사라진다는 선입견을 완전히 깨어버린 러브스토리였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황혼이혼의 사회적 분위기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이혼의 이유가 재산분할에 있다는 서글픈 현실을 끝 사랑으로 극복할 수는 없을까. 끝 사랑이 첫사랑보다 아름답게 느껴져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님아, 그 강 건너지 마오’를 찾고 있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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