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안전사고 경각심 갖자
내년에는 안전사고 경각심 갖자
  • 김순철
  • 승인 2014.12.08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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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철 (서부권본부장)
갑오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거리에는 구세군 냄비소리가 여전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희망나눔 캠페인 등이 전개되고 있다. 각급 기관·단체와 도민들은 이웃돕기 희망의 장을 통해 자발적인 나눔문화를 확산시키고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온기로는 일찍 찾아온 한파를 녹이는 데는 힘겨워 보인다. 60년만에 돌아온 백말띠 해여서 지난해보다 더 낫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소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별로 나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만나는 사람 대다수는 어렵고 힘들다고 한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IMF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하며, 소상공인들은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직장인들 또한 언제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닥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매년 힘들지 않은 해가 없었다지만 올해는 특히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에 따른 각종 참사가 잇따르면서 우리를 더욱 힘들게 했다.

지난 4월 16일 국민들에게 뜻하지 않은 비보가 전해졌다. 이날 476명의 승객과 승무원들을 싣고 인천항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해상에서 침몰해 290여명이 사망하고 10여명이 실종됐다. 조사 결과 세월호는 과적과 개조로 인한 복원력 저하가 침몰의 주 원인으로 분석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며 최악의 인재(人災)로 기록됐다.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였다. 더군다나 국가의 재난대응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소중한 인명을 한 명도 구하지 못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세월호 사건은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내며 온 나라를 충격과 비탄에 빠뜨렸다.

세월호 사건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지며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가 끊임없이 회자됐다.

올해 2월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이 계속 내린 눈의 무게를 못 이기고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10월에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의 한 야외공연장에서 지하주차장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나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했다. 최근에는 전남 담양의 한 펜션 바비큐장에서 불이 나 대학 페러글라이딩 동아리 회원 등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해도 종착점이다. 각종 모임이며 술자리가 늘어나고, 새해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연하장을 쓰기도 하고, 저마다 새해목표를 세워보기도 하며, 결혼이나 출산 같은 인생의 전환점을 준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는게 여유가 없고 각박해지다보니 새해 설계보다는 한 해를 무의미하게 보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더라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은 한번쯤 되새겨봐야 할 것 같다. 터지고 난뒤 때늦은 후회는 소용없다. 우리는 제도 미비와 인력부족으로 세월호 사건과 같은 후진국형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지 않는다. 국민 의식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도 및 시스템이 있어도 소용 없다. 우리 모두 새해에는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 양띠 해처럼 평화로운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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