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분노
교황의 분노
  • 경남일보
  • 승인 2014.12.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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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연말과 성탄절을 맞아 한 해를 결산하는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한 해를 평가하고 조계종 종정도 법어를 발표했다. 성탄절을 앞두고 교황청이 평화의 메시지를 선포하는 것도 연례행사이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에 대해선 냉엄한 비판을 쏟아냈다. 영적 치매와 정신분열증에 걸려 있다고 질타한 뒤 15가지의 질병을 열거했다. 입으로만 일하는 것과 보스에 대한 과잉 충성, 신과의 만남 망각, 영적·정신적 경직 등이다.

▶그중에서도 출세가 목표인 사제, 전체보다는 이너서클에 대한 이익추구 등이 눈에 띈다. 종교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제들의 세계에도 그 같은 질병을 우려할 정도라는 점에서 교황의 지적이 관심을 끈다. 공감이 가는 것은 지금 우리사회가 앓고 있는 심각한 병리현상이 교황의 지적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정치는 더욱 그러하다. 진영논리에 빠져 도무지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연말 정국을 강타한 통진당 해산에도 그간 숙주노릇을 해온 정치집단은 묵묵부답이다. 마치 말을 안하면 면죄부를 받을 것으로 아는 모양이다. 그러나 다수의 국민은 야권연대라는 정치적 행위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알고 있다. 교황이 질타한 영적 치매와 15가지 질병을 우리의 정치권도 곱씹어 봐야 한다.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소금이 아니다. 모두가 본분으로 돌아가는 성찰이 필요한 성탄과 연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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