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과 흥남철수
국제시장과 흥남철수
  • 이홍구
  • 승인 2014.12.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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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창원총국장)
세밑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는 ‘국제시장’이 400만 돌파를 목전에 뒀다.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한국 현대사 속의 민중의 삶과 애환이다. 이념갈등 요소를 배제하고 역사속의 개인과 가족사를 담담하게 풀어낸 것이 흥행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쳐버린 작은 거인 ‘아버지 세대’에 대한 애틋한 울림이 관객을 움직였다.

▶6.25전쟁 당시 부산은 피란의 도시였다. 국제시장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군 물자와 부산항을 통해 들어온 밀수품들이 유통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깡통 시장, 도떼기 시장, 케네디 시장, 양키시장이라 불리던 그 곳에서 피란민들은 좌판을 펼쳐 미군 구호품, 군용품 등 돈이 된다면 뭐든 내다 팔았다. 국제시장은 낙동강 전선 아래, 또하나의 삶의 전쟁터였다.

▶피란민들은 흥남철수작전을 통해 부산으로 내려왔다. 함경남도 장진호 부근까지 진격했던 미 10군단 해병1사단과 국군 제1군단이 중공군의 봉쇄를 뚫고 흥남부두에서 철수한 것이 흥남철수작전이다. 1950년 12월 12일 시작돼 12월 24일 끝난 이 작전으로 9만8000여명이 북한을 탈출했다. 미 10군단장 에드워드 아먼드 소장은 군수물자를 버리고 피란민을 배에 태웠다. 2004년 기네스북은 이 사건을 ‘한 척의 배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세계 기록’으로 인정했다.

▶당시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20개국 중 119위. 6.25와 흥남철수, 파독광부와 베트남 파견을 거치며 60여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에 서있나? 영화 한편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단절과 망각, 자기부정이 개인과 사회의 발전동력이 될 수 없다.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다.

이홍구(창원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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