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하의 건강이야기> 10대들의 허리디스크
<김욱하의 건강이야기> 10대들의 허리디스크
  • 경남일보
  • 승인 2014.12.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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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 앉아서 다음에 진료를 보게 될 환자는 누구인지 컴퓨터 진료 프로그램에 대기 환자의 목록을 보게 됩니다. 가끔 10대 환자들이 진료를 보러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면서 어떤 불편감이나 통증이 있어서 병원에 오게 되는지 상상을 하게 됩니다. 또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예를 들면 비만인지 아닌지 등도 예상을 해 봅니다.

10대 환자의 대부분은 단순한 근육통이나 외상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병원을 내원합니다.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아픈 부위를 눈으로 직접 보고 손으로 만져보면 통증의 원인이 파악되고 적절한 치료를 처방하게 됩니다.

그런데 가끔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마 전 10대 초반의 비만인 남자 아이가 “허리가 아프고 한쪽 다리가 저리다”며 찾아왔습니다. 증상이 1달 전에 시작되었고, 통증의 정도도 점점 심해지는 중이었습니다. 누운 상태에서 아픈 쪽의 다리를 들어 올리려고 하면 다리 통증이 심해져서, 그 동작을 할 수도 없고, 발가락의 힘도 떨어져 있었습니다. 비록 10대 초반이긴 하지만 허리 디스크가 발생했음을 암시하는 증상과 징후를 다 보였습니다. 실제로 허리 MRI 촬영을 하니 요추 5번과 천추 1번 사이 허리 디스크가 발견되었습니다. 다행히 신경주사치료, 약물 복용, 물리치료 등에 반응이 좋아서 통증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렇듯 허리 디스크는 나이를 불문하고 발생할 수 있습니다. 10대에 발생하는 것을 의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척추의 추간판은 10대부터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니 이 시기에 발생하는 것도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10대들은 이전보다 야외에서 뛰어 노는 시간이 줄어들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이 늘어나서 몸을 단련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또한 한 가정에 한 두 아이만 키우다 보니 음식을 많이 먹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10대 비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3년 교육과학기술부의 자료에 의하면 초등학생 중 15%가 비만이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간질환, 신부전 등의 여러 가지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집니다. 또한 비만은 척추에 과도한 하중을 부담시켜서 척추와 척추 사이 추간판도 상태가 나빠집니다. 그리고 운동 부족으로 인해 척추 주변 근육이 충분하게 발달하지 못해서 추간판의 보완 능력이 부족해집니다. 이러한 상태가 악화되면서 급기야 허리 디스크라는 병도 발생하게 됩니다. 보존적인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되면 다행이지만, 치료 효과가 여의치 않을 경우 수술까지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허리 수술까지 받는 아이를 보면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10대 학생들의 겨울 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학업을 소홀히 할 수는 없지만,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뛰어 노는 시간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써 주시면 어떨까요?

MH우리병원 신경외과 부원장

 
김욱하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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