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주인공
외면받는 주인공
  • 양철우
  • 승인 2015.01.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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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우기자
양철우기자
밀양시가 오래간만에 겹경사를 맞았다. 지난해 12월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되고, 숙원사업이던 대학유치도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나노국가산단은 50만평이 조성되고, 옛 밀양대 부지에는 편제정원 700명선의 한국폴리텍대학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비록 추진했던 것에 비해 절반 수준이지만, 밀양시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는 충분하다.

그런데 머리속 한쪽이 개운치 않다. 우선 이런 겹경사가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딱 좋아졌다. “국가산단과 대학유치는 전적으로 나의 노력과 힘으로 이뤘다”며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는 농단하기 좋은 먹잇감이 된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어떤 현상들이 발생할지 눈앞에 선하다. 사실 알고 보면 국가산단 지정과 대학유치는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의 피와 눈물의 대가인 셈이다. 지난 2013년 9월께 밀양 송전탑 사태해결을 위해 정홍원 국무총리가 밀양을 방문했을 때 주민들의 건의로 급물살을 탔다. 송전탑이 원활하게 건설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으로 정부가 내려준 선물이나 마찬가지다. 여기다 공무원들의 숨은 노력이 덧붙여졌다.

그러나 막상 주역들은 외면받고 있다. 시장이나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이들을 챙겨줘야 하는데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 국회의원은 대학유치를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은 취임 이후 한번도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에 대한 입장표현을 하지 않았다. 나아가 시장은 송전탑을 담당했던 공무원들을 한직으로 내몰았다. 송전탑의 아픔을 전혀 모른다는 의미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다. 이들도 모두 밀양시민이다. 이들이 힘을 보태줬기 때문에 시장이나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나서서 챙겨야 한다. 송전탑 주민들과 사태해결을 위해 불철주야 애썼던 공무원들을 보듬어야 한다.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기회주의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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