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발명가이자 자동차 경주 선수였으며 프랑스 자동차산업의 표상적 개척자로 평가받는 루이 르노(Louis Renault)는 1877년 빠리의 부르주아 가정에서 다섯 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직물과 단추를 파는 가게를 운영하는 상당한 재력가였고 그의 어머니 또한 거상의 딸이었다. 어린 시절 루이는 성격적으로 소극적이고 혼자지내기를 좋아하면서 과묵했지만 기계와 전기에 대해 대단한 열정을 보이기 시작했다. 빠리 근교에 있는 별장 정원 한 구석에 작업장을 마련하고 자동차 엔진을 뜯어고치는가 하면 여러 가지 발명품을 만들어내고 설계도를 그려내어 특허들을 얻어내기도 하였다. 그의 이러한 열정은 공부를 소홀히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시간의 대부분을 증기 자동차 엔진을 제작하는 레옹 세르뽈레(L?on Serpollet)의 작업장에서 보냈다. 그는 빠리의 꽁도르세(Condorcet) 고등학교를 다녔으나 대학입학자격 시험에 패스한 후에 학업을 포기하고 그의 풍부한 상상력과 영감 그리고 실용주의 정신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나기로 작정한다.
루이 르노는 여러 차례 창업을 시도한 끝에 그가 첫 소형자동차 Renault Type A를 제작했던 21세 때인 1898년에 그의 첫 사업체를 열게 된다. 그의 첫 작품인 이 자동차는 바퀴 하나와 구동축을 더 추가하기 위해 3기통의 드 디옹-부똥(De Dion-Bouton) 엔진을 개조하여 3단 기어와 후진 기어 그리고 시속 50Km의 주행이 가능한 것이었다. 1898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거리를 가득 메운 군중들 앞에서 그의 형들과 친구들이랑 그의 작은 차에 오르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바로 12대의 주문을 의뢰받게 되자, 자동차 제조업자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몇 달 후 그는 기아 변속기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게 되는 데 그 당시의 모든 자동차 제조업자들이 장착해야 하게 되자 거금을 거머쥐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래서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아 직물공장을 운영하던 두 형들 마르셀(Marcel)과 페르낭(Fernand)과 함께 6만 프랑의 자본금 가운데 반반씩을 투자하여 1899년에 르노 형제 사(la societe Renault Freres)를 창립하게 된다. 그해 말에는 76대를 생산하여 성공적으로 판매하게 된다.
1899년 8월에 루이의 형 마르셀이 빠리-트루빌 간 자동차 경주대회에 참가하여 처음으로 우승하면서 경쟁상대가 없을 만큼 모든 대회를 휩쓸었다. 그러면서 르노 자동차는 유명세를 떨치게 되고 주문이 쇄도하게 된다. 루이는 1901년 뽀(Pau)에서 개최된 소형차 그랑프리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하게 된다. 그러나 1903년 그의 형 마르셀은 서른 한 살의 나이에 빠리-마드리드 간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사고로 죽게 된다. 그러자 그는 자동차 경주 대회 참가를 그만 두고 세계 도처에서 유능한 카 레이서들을 모집하여 대회에 출전케 하였다. 죽은 형의 회사 지분을 사들이고 페르낭은 프랑스와 유럽 그리고 미국 지역에 판매망을 넓혀나갔다. 1909년에 그의 형 페르낭마저 질병으로 죽게 되면서 루이 르노 혼자 회사 경영을 주도해나가게 된다. 1905년부터는 택시 용 자동차를 주문받아 생산하게 되는 데 프랑스와 영국 택시의 절반이 르노일 정도였고 뉴욕과 부에노스아이레스에까지 수출을 하게 된다. 루이는 1911년에 미국을 방문하게 되는 데 포드사의 그 유명한 T-모델의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르노는 프랑스군에게 가장 중요한 군수 물자 생산 업체 가운데 하나가 되었지만, 1940년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면서 르노는 공장의 유지를 위해 독일군에 공급할 트럭을 생산하는 등 독일군에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 1944년 프랑스가 해방된 이후 나치 협력자로 몰려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한 달 뒤에 사망하게 된다. 루이가 사망하자 1945년 드골 정부는 그가 적국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르노 자동차를 국유화시키고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