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의 전횡과 을의 분노
갑의 전횡과 을의 분노
  • 경남일보
  • 승인 2015.0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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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갑의 전횡과 을의 분노는 인간 역사 곳곳에 상존해 왔던 일들이지 갑자기 생긴 일은 아니다. 갑의 우월적 지위는 봉건적 인식의 잔존이며, 자본 그 자체가 갖는 태생적 우월함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니 조용히 수면 아래로 묻혔을 이러한 이면의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낸 것은 SNS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갑의 횡포를 성토할 수 있는 장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SNS를 탄 갑을논쟁은 부도덕한 갑의 각성을 이끌어낸다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문제는 SNS를 통해 표출되는 분노가 사회의 근본적·구조적인 문제보다는 돌출적이고 가십적인 이슈에 더 잘 반응한다는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자원의 불평등으로 인해서 조금이라도 아쉬운 사람이 을의 위치에 서게 된다. 불평등한 갑을관계는 단순한 태도나 준법의 문제가 아니다. 갑이 불공정한, 불법적인 언행을 하지 않는다 해도 을의 생사 여탈권은 여전히 갑에게 있으며, 그것이 갑을관계의 평등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견제되지 않는 자본은 비인격성을 띨 수밖에 없다. 갑을논쟁의 핵심은 ‘자본에 인격을 가르치는 일’이다. 그런데 자본에게 인격을 가르친다면 갑과 을은 평등해질 수 있을까.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첫째는 자본 스스로의 순화된 품성과 인격을 가능하게 하는 스스로의 학습과 교육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것이 궤도를 이탈 할 경우 타력에 의한 견제와 혹독한 비판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지하게 하는 일이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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