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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43>경기 김포발길 닿는 곳마다 자연과 문화 공존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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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27  22: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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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국제조각공원
   
▲ 경인 아라뱃길

강화만과 한강 하구 및 염하 등으로 둘러싸인 김포반도에서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경인아라뱃길이다. 800여 년 전인 고려 고종 때 한강과 서해를 안전하면서도 빠른 뱃길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은 원통현 400m 구간의 암석층을 뚫지 못해 실패로 끝났지만, 그 이후로도 오랜 기간 간헐적으로 운하건설 계획이 추진돼 사업의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됨에 따라 2008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민자사업에서 공공사업으로 전환하고 사업시행자를 K-water로 변경해 2009년에 드디어 첫 삽을 뜨게 됐고, 2011년 5월 25일 마침내 물길따라 경인아라뱃길이 탄생하게 됐다. 수로 위로 유람선이 물길을 가르고, 그 옆을 따라 자전거도로와 인공폭포 수변무대 등대 바람개비광장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들이 어우러져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자리 잡은 국내 최초의 내륙뱃길을 유람선이나 자전거로 달려보면 과연 환상적일 것이다.

잠시 꿈길을 달리며 피어오른 행복감을 가슴에 안고 한강변으로 방향을 돌려 하동천 생태탐방로로 향한다. 한강수계의 소하천인 하동천은 자연경관이 좋고 기러기와 청둥오리 등의 조류와 두더지 너구리 족제비 같은 포유류 외에도 135종에 달하는 관속식물을 만날 수 있는 생태계의 보물창고인데, 최근 각종 개발로 생태계 훼손이 심각해짐에 따라 우리들이 접할 수 있는 자연환경이 줄어들고 있지만, 이러한 시기에 생태학습장 관찰데크 망원경 조류전망대 등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춘 하동천에서 우리 아이들이 친환경적인 생태공간을 만끽하고 김포의 자연을 체험할 수 있어 좋다.


 

   
▲ 다도박물관


이제 한국전쟁 당시 남북이 서로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는 154고지인 애기봉으로 향한다. 애기봉이란 이름은 병자호란 때 평양감사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애첩을 데리고 수도 한양을 향해 피란길에 올랐지만 개성직할시 판문군 조강리에 이르러 뒤따라오던 청나라 오랑캐에게 감사가 붙잡혀 다시 북으로 끌려가고, 애첩 애기만 강을 건너 구사일생으로 조강리 마을에 머물게 되었는데, 매일 이 봉우리에 올라 임이 계신 북녘하늘을 바라보며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렸으나 끝내 돌아오지 않자, 병들어 죽어가면서 고향 하늘과 임이 계신 북녘 땅이 잘 보이는 이 봉우리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해, 그 유언을 전해들은 사람들은 감사에 대한 일편단심과 애달픈 사랑을 가엾이 여겨, 애기를 이 봉우리에 묻어 한을 달래 주었기에 ‘애기봉’이라고 불린다.

애기봉은 민간인 통제구역이라 군인들이 통제하는 낯선 모습과 차갑게만 느껴지는 북녘땅을 바라보면서 생긴 긴장감을 늦추기라도 하려고 다도박물관으로 향한다. 다도박물관은 가족이 함께 맑은 공기 속에서 좋은 물로 우린 차를 마시며 마음의 여유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다기를 잡을 때는 항상 두 손으로 잡는데 손바닥은 하늘을 보고 손등은 땅을 보도록 잡아 음은 등지고 양을 향한다는 동양사상의 깊은 뜻을 새길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3개월 단위로 주 1회 2시간씩 문화대학을 운영하는데 관혼상제에 관련된 전통예절과 생활예절, 국제예절, 한국의 다례법,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양 3국의 차 문화 및 생활문화의 차이 등을 배울 수 있어 예절교육에도 적합한 곳이다.

   
▲ 문수산성
   
▲ 하동천 생태탐방로



다도박물관에서 다양한 차 시음과 박물관 관람에 이어 ‘통일’을 주제로 한 세계 유일의 테마공원인 김포국제조각공원으로 올랐다. 분단의 아픔이 많이 남아 있는 월곶면 문수산 자락에 조성된 김포국제조각공원은 시민들의 정서와 통일의 염원이 깃든 곳으로, 이탈리아의 지오바니 안셀모 등 세계적 조각가 16명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돼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룬 구성과 설치로 산책을 즐기면서 조각품을 직접 만져볼 수 있어 두 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조각공원 옆에는 눈썰매장이 있어 지금은 눈썰매를 즐길 수 있고, 여름철에는 물썰매를 즐길 수 있다.

주변의 청소년수련원을 둘러본 후 매콤하게 입맛을 더하는 점심식사를 위해 북한강 주꾸미로 달렸다. 김포에서 강화로 가는 48번 국도변에 있는 북한강 주꾸미는 양곡에서 그집을 운영하던 분이 이리로 이전했다는데, 이집의 주꾸미 맛은 얼마나 특별하고 유명한지 메뉴판 맨 아래에 쿨피스가 있다. 이 비밀은 직접 먹어보면 알겠지만 좀 맵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을 해도 쿨피스를 마시면서 주꾸미볶음을 먹어야 할 만큼 맛있게 매운맛이 났다. 보리밥 위에 주꾸미볶음을 척 얹어 나물반찬들을 다 넣어서 쓱쓱 비비니 맛있는 주꾸미비빔밥이 꿀이다. 주꾸미볶음을 다 먹은 후 매운맛을 가시게 하려는 생각으로 새우튀김도 한 접시 먹었는데, 한 마리 집어 한입 바삭 씹으니 느낌도 좋아 웬만한 대하는 저리 가라이다.

이제 조선 1694년(숙종 20년)에 축성돼 사적 제139호인 문수산성으로 간다. 김포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사계절 경치가 아름다워 김포의 금강이라고 불리는 문수산(376m)은 동쪽으로는 한강과 서울의 삼각산, 서쪽으로는 멀리 인천 앞바다, 북으로는 개풍군이 한눈에 바라다보이는 절경을 자랑하는데, 문수산성은 강화 갑곶진과 더불어 강화해협을 지키는 요새로 그 명칭은 신라 혜공왕 때 산 정상에 창건된 문수사라는 절에서 유래됐다. 병인양요 때는 프랑스군과 일대 격전을 벌이면서 해안 쪽 성벽과 문루가 파괴되고, 성내가 크게 유린돼 해안 쪽 성벽은 없어지고 마을이 들어섰으며, 문수산 등성이를 연결한 성곽만 남았으나 서문과 북문이 복원됐고 총 6km에 이르는 산성 중 4km가 남아 있다.


 

   
▲ 북한강 쭈꾸미
   
▲ 새우튀김
   
▲ 소쇄원정식


구한말 외세 침략에 저항했던 민족의 역사를 보여주는 산교육장을 둘러본 후 걷기 좋은 트레킹코스인 평화누리길 1코스를 좀 걷는다. 중간에 쉼터도 잘 조성돼 있어 간단한 먹거리만 준비해 간다면, 철새도래지와 철책길을 따라 걷는 것이 운치가 있어 온갖 시름은 저만치 사라지고 길 옆 고즈넉한 풍광에 감탄사가 절로 날 것이다. 문수산성 남문에서 대명항까지는 16.6km로 길어 맛만 보고 대명항으로 들어가 어부들이 그물질해 잡은 해산물을 사람들 앞에 정직하게 내려놓고, 잡은 만큼의 해산물을 팔고 나면 일찌감치 가게문을 닫는 자연산 전문 어항을 둘러보고 소쇄원으로 향한다.

소쇄원은 김포의 간장게장 맛집으로 고즈넉한 한옥집에 작은 정원으로 들어가는 길이 운치 있다. 집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시골 할머니댁에 온 것 같은 기분을 가질 수 있는 편안함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도 좋을 정도로 깨끗했는데, 간장게장 소갈비 옥돔 등의 정식 메뉴가 있고 야생화정식이 특이하다. 우리는 소쇄원 정식을 주문해 식전음식으로 나온 호박죽을 따뜻한 온돌방에서 먹으니 달달하면서 얼마나 맛이 좋던지 그저 행복했다. 이어 나오는 메인 음식들이 한 가지씩 차려지는 동안에는 바라만보는 것으로도 만족스러웠고, 야생화향과 어우러진 음식 한 점의 맛에 취해 김포에서의 하루도 만족스럽게 해거름을 만났다. /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 김포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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