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차기 선거와 프레임 이론
[의정칼럼]차기 선거와 프레임 이론
  • 경남일보
  • 승인 2015.01.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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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국 (경남도의회 원내부대표)
사람이 세상에 나아가는 방법에는 소위 ‘삼거’가 있다고 한다. ‘과거’는 혼자서 열심히 노력해 사회진출 기회를 얻는 것이고, 그보다 어려운 것은 ‘천거’라고 한다. 천거는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시키고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인생전반에 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끝으로 가장 어려운 것이 ‘선거’라고 한다. 선거는 경쟁상대가 있고 인생전반에 대한 검증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가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필자는 2007년, 2012년 두 번의 대선에서 중앙당 부대변인 역할을 맡으며 대선의 큰 흐름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선거는 구도, 이슈, 인물, 전략으로 승패가 결정난다. 구도는 이념, 지역, 세대 등의 기준에 의해 일대일 구도냐, 다자구도냐로 결정되고, 이슈는 선거 당시 국민들의 요구나 기대치 등을 의미한다. 총선이나 지방선거는 당시 집권세력에 대한 정책 심판적 성격을 띤 ‘회고투표’적 성향이 강하고, 대선은 미래 정치지형에 대한 ‘전망투표’적 경향을 가진다고 한다. 인물은 후보 본인의 자질, 경쟁력, 약점 등을 의미한다. 전략은 이 모든 요소들을 시대정신에 부합시키며 국민들의 마음에 용해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미국 언어철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재미있는 이론을 제시했다. 소위 ‘프레임 이론’으로, 프레임(frame)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프레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 우리가 짜는 계획,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 그리고 우리 행동의 좋고 나쁜 결과를 결정한다. 정치에서 프레임은 사회정책과 그 정책을 수행하고자 수립하는 제도를 형성한다.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이 모두를 바꾸는 것이다. 그러므로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변화이다. 전략적으로 짜인 프레임을 제시해 대중의 사고 틀을 먼저 규정하는 쪽이 정치적으로 승리하며, 이를 반박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프레임을 강화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려면 우선 그 프레임이 먼저 떠올려진다고 하는데, 리처드 닉슨은 그 진리를 뼈아픈 방식으로 깨달았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지고 한창 사임 압력을 받던 당시 그는 TV연설을 했는데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모두가 그를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이 일화는 상대편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프레임의 기본원칙을 가르쳐 준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는 말에 코끼리를 연상할 수 밖에 없듯이 경쟁자의 프레임을 공격하는 것은 그들의 메시지를 더욱 강화해 줄 뿐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다가오는 2017년 대선은 절대강자가 없는 2002년 대선과 유사하다고 본다. 3년이나 남은 대선이라는 거대 담론을 필자가 논하는 이유는 앞으로 세계경제의 흐름이나 국제정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며, 통일이라는 시대정신의 요구에 준비된 국가 지도자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강민국 (경남도의회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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