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멀스멀 드리운 사천시의 그늘진 자화상
스멀스멀 드리운 사천시의 그늘진 자화상
  • 이웅재
  • 승인 2015.02.0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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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 (서부권본부 차장)
민선 6기 사천시정이 출범한지 7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사천시는 항공특화산업단지 지정과 종포일반산단 착공, 항공국가산업단지 지정 승인, KAI 항공 MRO사업 투자양해각서 체결 등 항공산업 집적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러한 사업이 가시화되면 사남면과 용현면을 중심으로 항공산업 연관기업 수백개가 입주, ‘20만 강소도시 사천’ 건설을 앞당겨 이룰 수 있다고 사천시는 장담한다.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두고 벌인 치열한 유치전에서 올린 대단한 성과이기에 사천시의 장담이 구두선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 착공한 종포일반산단이 2016년 완공되면 1000명 고용창출과 14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되고, 항공국가산단도 8개 앵커기업이 입주하면 2만2000명 고용창출과 7조6000억원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KAI 항공 MRO사업은 차후 예상되는 민항기 사업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만큼 가늠조차 어려울 정도의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사천시가 해야할 일도 만만치 않다. 입주의향서를 확보하고 추진하는 종포일반산단 조성사업과는 달리 항공국가산단은 불특정 입주기업의 구미에 걸맞은 부지를 조성해 제공하는 것이 성공을 담보하는 요건이다. 이익과 성과를 중시하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저렴한 분양가와 앵커기업과의 접근성은 필요충분 투자조건이다. 이를 간과하면 미분양이 발생하고, 이는 LH 공사와 사천시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

경남도와 사천시, KAI가 손잡고 추진하게될 항공 MRO사업도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청주 등에서 민수와 군수로 분산추진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여상규 국회의원은 의정보고회에서 지자체와 기업이 손잡고 추진하는 항공 MRO사업을 두고 “사천시- KAI, 청주-아시아나항공, 부산-대한항공 등 각축전이 예상된다”며 “사천시가 항공산업종합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단단히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추진에는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한다. 갈등의 대상은 이해관계자간 또는 지자체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그런데 최근 사천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앞으로 남은 험난한 과제를 제대로 풀어갈지 걱정이 된다.

먼저 항공국가산단 예정지 축동면민들이 입지선정에서 탈락한 서운함을 사천시장 퇴진으로 표출했다. 하지만 사천시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는커녕 예정된 시장 읍면동 순방까지 취소하며 갈등만 더 키웠다. 또한 시는 최근 경제회생의 총아 케이블카사업 지연에 반발하는 기류가 포착되자 최초 유포자를 경찰에 조사의뢰하는 등 감정적 법적 대응으로 맞섰다. 이를 두고 양식 있는 시민 일각에서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갈데까지 가보자는 형국은 전체 시민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며 절제와 자제를 당부한다. ‘인구20만 강소도시 사천’, ‘항공종합도시 사천’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자중지란으로 동력을 상실하는 과오를 더 이상 범해서는 안된다.

 
이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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