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쏟아진 농산물 "함께 치우자"
도로에 쏟아진 농산물 "함께 치우자"
  • 박수상
  • 승인 2015.02.01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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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있는 경남] 버스 승객까지 내려서 도움 손길
지난 주말, 의령읍 시가지 외곽의 도로 한복판에서 사람 사는 세상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는 현장이 목격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 20분께 의령군 의령읍 서동 국민체육센터 옆 편도 2차선 도로에서 창원방면 4차로 좌회전 진입 신호를 기다리던 1t 트럭이 출발하려는 순간 적재함에서 느타리버섯 종균배양 수십여 상자가 도로에 쏟아졌다. 순간 2개 차선은 버섯종균을 배양한 플라스틱 병 수백여 개가 도로에 흩어져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잠시 후,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버스기사를 필두로 버스에 타고 있던 여승객은 물론 승용차 운전자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10여명이 달려들어 도로 곳곳에 쌓여있는 농산물(버섯종균 병)을 10여 분만에 모두 트럭으로 옮겨 주고 도로 밖으로 치워놓고서야 약속한 듯 말없이 차에 올라타 함께 출발했다.

이 트럭기사는 의령군 가례면에서 느타리버섯 농사를 짓는 40대 농업인으로 알려졌다. 화물 추락 당시 반대차선에서 진입 차량 등을 피해 농산물을 수습하느라 당황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손수 힘을 모아 자신을 도와준데 대해 연신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지난해 말 홍콩에서 현금수송차량의 현금상자가 도로에 떨어져 거액의 돈이 분실돼 돈을 주어간 사람을 색출하느라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다 국내서도 대구 도심 도로에서 20대가 길바닥에 돈을 뿌려 충격을 안겨주는 등 씁쓸했는데 역시 우리 사람 사는 세상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업인을 돕겠다는 훈훈한 마음은 한결같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박수상기자susang@gnnews.co.kr
[양심있는 경남]

 
31일 오후 의령읍 서동 도로상에 쏟아진 버섯 농산물을 이곳을 지나던 버스 승객과 운전자들이 도로밖으로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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