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생각, 열린 마음
열린 생각, 열린 마음
  • 경남일보
  • 승인 2015.02.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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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 전임연구원)
이영숙
요즘은 한창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미생’의 원작 웹툰을 읽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그대로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알지 못했던 바둑이라는 세계의 불꽃 튀는 두뇌싸움도 덤으로 알게 됐다.

사람이 아무리 똑똑하다 해도 자신의 세계를 벗어난 다른 세계를 알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자신의 것이 옳다고 그것만을 고수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틀 속에 갇혀 닫힌 생각을 하게 되기 쉽다. 그래서 닫힌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환경과 문화를 접하는 것이 좋다. 물론 자신이 몸소 체험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할 때가 많기 때문에 우리는 책의 도움을 통해서 다른 세계를 이해하게 된다. 내가 웹툰을 보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 기인한 것이다.

‘미생’의 작가 윤태호도 미생이라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바둑이라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몇 년 동안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과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그 사람들 속에는 바둑의 세계에 몸담고 있는 전문가도 있지만, 자신의 연재 웹툰 댓글란에 지속적으로 댓글을 달아준 리플러도 있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이처럼 분야를 초월한 다양한 사람을 접해야 하고, 또 거기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사고의 유연성을 기른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언제나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제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통해 얻게 된 직관과 아집에 빠지기 쉬운 것 같다. 물론 그것들이 훌륭한 인생의 양식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고루한 자신만의 지론이 될 수 있는 데도 말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많은 저술을 남기고 평생 학자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았던 데에는 스승 성호 이익의 영향이 크다. 그런데 성호가 제자들에게 강조한 가르침의 하나가 ‘불치하문(不恥下問)’이다. 학식이 자기보다 낮고, 나이가 자기보다 적고, 경험이 자기보다 적은 사람에게도 배울 것이 많다. 이런 자세로 살아간다면 좀 더 열린 생각과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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