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힘으로 살아가는 세상
사람의 힘으로 살아가는 세상
  • 경남일보
  • 승인 2015.02.25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영숙 (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 전임연구원)
이영숙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곳이다. 자의든 타의든 사람과 어울려야 하고, 사람과 부딪히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내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가 나의 하루하루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게 될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좀 더 인간적이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다면 행복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자연 속에 온갖 만물이 다양하듯, 사람이 사는 이 세상의 사람도 매우 다양하다. 그러기에 사람에게 상처받고 절망하면서도, 또 세상의 희망을 보고 힘을 얻게 되는 것도 사람으로 인해서이다. 상처받고 절망에 빠져 세상에 혼자뿐이라고 느껴질 때, 누군가가 힘내라고 내미는 손만큼 세상에 따뜻한 것은 없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참으로 바쁘고 여유가 없다. 거기다 물질이 정신을 압도하고 있는 세상이라 물질적인 풍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신적인 여유까지 갖기 힘든 세상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더욱 사람냄새가 그립고, 정겨운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세상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실제로 세상은 자신을 믿어 주고 응원해 주는 한 사람의 힘으로 살아가는 지도 모른다.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고사에서 관중(管仲)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이해해 주었던 친구 포숙아를 두고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아(鮑叔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음(知音)이라는 고사에서 백아(伯牙)는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음악을 알아주던 종자기(鍾子期)가 죽자 더 이상 자신의 연주는 의미가 없다며 타던 거문고 줄을 끊어 버렸다. 이들처럼 언제나 자신을 지지해 주는 한 사람이 있다면 세상은 그것만으로 살 만한 곳이 된다.

물질로는 더 이상은 채워지지 않는 메마른 가슴으로 세상의 각박함을 탓하지 말고 관중과 포숙아처럼, 백아와 종자기처럼 어떤 순간에도 자신을 지지해 주고 응원해 줄 그 한 사람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니면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 주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모두 그 한 사람을 얻지 못해 세상의 각박함을 탓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영숙 (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 전임연구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