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3.0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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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졸의 400억 원대 구두제조업체 안토니 김원길 대표
“성공이란 고객에게 사랑받고 사회로부터 존경받으며 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지수 1등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연매출액 450억 원이 넘는 구두 제조업체 (주)안토니의 김원길 사장실에 걸려있는 사훈의 내용이다. 그는 충남 당진의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럼에도 공부에는 큰 관심을 갖지 못해 중학교를 마치고 친구들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 성공의 길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며 안목을 넓히기 위해 1년 가까이 세상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산에서 양화점을 하던 삼촌으로부터 구두 만드는 일을 배워보라는 권유를 받은 그는 어려서부터 손재주는 타고 났다는 소리를 듣던 터라 그 길로 삼촌을 따라서 구두 만드는 일을 배우게 되었다. 보통 1년 걸려야 겨우 손에 붙는다는 구두 제작 전 공정을 5개월 만에 익혔다고 한다. 타고난 손재주도 있었지만 그의 배우려는 의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었다. 서산에서 그렇게 10개월을 보낸 후에 이왕 일을 할 바에는 큰물에서 놀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1978년, 무작정 상경을 감행하게 된다. 갓 열여덟 살을 넘긴 나이였다.

서울에서 첫 터를 잡은 곳은 영등포였다. 당시 영등포는 서울로 들어오는 관문으로 항상 사람들로 북적였다. 호기롭게 시작한 서울생활, 그러나 영등포에서의 생활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여섯 번째인가 퇴짜를 맞은 후 겨우 둥지를 튼 곳이 영등포 외곽의 작은 양화점이었다. 처우는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이 고작이었고 월급은 없었다. 몇 번 직장을 바꾸었지만 일상은 그대로 반복이었다. 가죽을 꿰매고 붙이고 바닥에 못을 박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그런 덕택에 견습공에서 기술자로 이른 승진을 하기에 이른다. 기술자로 이름을 얻은 그는 큰 제화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국내 제화업계 4위의 회사였다. 그곳에서 열심히 구두를 만든 덕에 얼마 되지 않아 그곳에서 여화(女靴)를 가장 잘 만드는 기술자가 됐다. 기술자로 승승장구하면서 어느 날 기술자로 있다가는 구두산업 전체를 볼 수 없겠다는 생각에 미치게 되면서 월급은 턱없이 작았지만 회사에다 생산관리부서 발령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그는 생산관리직에 이어서 영업 관리직에서도 경험을 쌓게 된다. 인천과 서울의 백화점에서 현저한 매출실적을 달성해내는 데 성공했으나 주변의 질시와 오해를 받고는 사표를 쓰고 만다.

회사를 그만 둔 후 한동안 절치부심하던 그는 특별퇴직금으로 구두 부속공장을 차렸다. 한동안 순조로운 성장을 지속해나갔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 시장이 열리면서 시장은 커졌지만 가격이 하락하는 바람에 투자에 비해 건질 게 없었다. 거래하던 회사가 먼저 문을 닫았고, 그의 회사도 돌아오는 어음을 감당하지 못했다. 빚은 늘어만 갔다. 가장 많을 때는 60억 원이 넘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회사는 IMF를 넘기면서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히트 모델 하나만 1년에 20억 원어치를 팔만큼 업계 3위로 탄탄하게 성장하였다. 그는 한국에서 안토니를 연 매출 450억원, 직원 300명, 매장 50여개의 중견기업으로 일군 제화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중소기업을 육성한 공로로 지난 2008년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원길 대표는 우선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과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이탈리아 밀라노 등지의 세계적인 제화 업체에 연수를 보내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승마, 수상스키, 최고급 스포츠카 타기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안토니 장학회를 만들어 어려운 학생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골프 꿈나무에게 연간 2억 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5월이면 잊지 않고 수도권의 독거노인을 초대해 효도잔치를 열기도 한다. 이 밖에도 박애원, 벧엘의 집 등 많은 복지시설에 물품과 지원금을 보내고 있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김원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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