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봄
지리산의 봄
  • 경남일보
  • 승인 2015.03.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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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옛 문헌 정감록에는 진주의 서쪽 100리 지점에서 석문을 거쳐 물속 동굴을 10리쯤 가면 신선들이 농사를 짓는 별천지가 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은 일심교를 믿으며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인사들이 살고 있는 곳을 청학동이라 부르지만 그곳이 정감록 속의 별천지인지는 알 길이 없다.

▶조선시대, 많은 학자들이 별천지인 청학동을 찾아 나섰다. 지리산 서쪽을 샅샅이 뒤진 것이다. 이후 김종직은 피아골을, 김일로는 불일폭포를, 유운룡은 세석평원을 청학동으로 꼽았으니 지리산 부근에는 곳곳에 청학동으로 불리는 지역이 있다. 그만큼 지리산을 끼고 있는 하동의 산수가 빼어나고 살기가 좋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 수상 시진평의 고운 최치원 사랑은 유별나다. 그는 한·중 우호를 강조할 때마다 최치원의 시를 인용한다. 최근에는 ‘동쪽나라 화개동은 호리병 속의 별천지(동국화개동호중별천지:同國花開洞壺中別天地)’라는 시를 인용했다. 최치원이 벼슬을 그만두고 주유할 때 거쳐간 곳 중 한 곳이 하동이었으며, 그때 느낀 감흥이 시진평에게도 그대로 전해진 듯하다.

▶하동은 청학동은 물론 화개장터와 쌍계총림, 십리벚꽃길과 섬진강, 최참판댁 등 둘러볼 곳이 많은 고즈넉한 도시이다.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보기 드문 환경을 보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화개장터가 불에 탔지만 하동에도 봄이 오고 있다. 이제 십리벚꽃길이 만개하면 섬진강을 끼고 도는 길이 절경을 이룰 것이다. 지리산의 봄이 오고 있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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