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가다] 청소년 담배골목 아세요?
[현장에 가다] 청소년 담배골목 아세요?
  • 강민중
  • 승인 2015.03.03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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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경찰서·교육청 인근…일탈행위 난무
등잔밑이 어두웠다. 최근 진주경찰서 뒤편 50여m, 진주교육청에서 2분거리의 진주 중심시가지 골목이 청소년들 사이 일명 ‘담배골목’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이곳은 병원과 주택을 끼고 있어 흡연과 청소년들의 탈선으로 인해 끊임 없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오후 4시 30분부터 아이들 몰려=지난 2일 오후 진주중앙병원 주차장 입구 인근에 위치한 이 골목에는 어김없이 교복을 입은 여중생 3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벽에는 인근 개인병원이 내걸은 ‘흡연시 신고, 과태로 부과’ 등 경고 푯말이 놓여 있었지만 학생들은 푯말 바로 옆에서 보란듯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 몇 몇 어른들이 지나가자 잠시 몸뒤로 숨기기만 할 뿐 다시 피우기를 반복했다.

30분을 지켜본 결과 10여명이 훨씬 넘는 학생들이 그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목격됐다.

다음날 찾은 이곳은 비가오는 가운데 우산을 쓴 채 담배를 피고 있는 청소년들을 눈에 들어왔다. 특히 물기에 담배 꽁초가 널부러져 외관상 더욱 지저분한 상황이 연출됐다.

주민에 따르면 이곳은 매일 오후 4시 30분부터 청소년들이 몰리기 시작해 저녁에는 가끔씩 성행위까지 이뤄지는 탈선의 장소다. 인근 주민들은 “범죄소굴, 쓰레기, 담배 하치장으로 유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주민들이 보여준 주변 건물 CCTV 영상은 더 충격이었다. 그들의 말처럼 끊임없이 청소년들이 흡연을 일삼았고 바닥에는 수많은 담배꽁초가 확인됐다.

◇왜 하필 이곳일까=이곳은 사람들이 많이다니는 중심상권에 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좁은 골목으로 인해 상가들 형성이 안돼 있는 비교적 외진 곳이다. 특히 좁은 골목을 차지한 불법 주차 차량들로 이동이 불편해 시민들의 왕래도 적을 뿐더러 이들 차량들이 시야를 가려 청소년들이 담배 피우기 좋은(?)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

또 최근 금연구역이 늘면서 PC방 등 학생들이 숨어서 담배를 피우던 곳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이곳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요인으로 보인다.

◇주민들, 보복 두려워 제지도 못해=청소년들의 탈선도 문제지만 하루종일 이들이 뿜어내는 담배연기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고통은 심각하다.

그렇다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일부 청소년들이 두려워 제지하기도 싶지 않다. 경찰에 신고해도 그때뿐이라고 하소연 한다.

주민 A씨는 “이 곳은 정말 하루종일 담배 연기가 가시지 않는 곳이다. 아무리 제지를 해도 또 다른 학생들이 10여분에 걸쳐 담배를 피우러 오기 때문에 하루종일 서있지 않는 이상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흡연을 제지하면 골목이 당신땅이냐며 담배꽁초를 던지면 욕을 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주민 B씨 역시 “오후가 되면 바닥에 담배 꽁초가 가득하다. 한 보루는 족히 된다. 차라리 재떨이를 설치해 주고 싶은 심정”이라며 “오죽하면 사비를 들여 건물 주차장 입구 셔터문까지 설치한 사람도 있다. 진주시나 경찰서에 민원도 많이 넣어 봤지만 소용이 없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진주경찰서 관계자는 “민원 접수가 들어오면 관할 지구대에 전달을 하고 있다. 앞으로 청소년들의 탈선을 막을 수 있도록 단속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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