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이야기
상표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3.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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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대한변리사회 회장)
고영회

상표는 상품을 생산·가공 또는 판매하는 것을 업으로 영위하는 사람이 자기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이다. 표장은 문자, 도형, 색채, 소리, 냄새, 그 밖에 여러 가지로 상품을 식별하려고 사용하는 것이면 거의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상표는 그 자체에 식별성이 있어야 한다. 그 상품에 쓰는 보통 명칭(사과에 ‘애플’ 상표)은 식별성이 없다. 최상, 최고, 특급과 같은 일반 수식어, 지역명, 재료명도 식별성이 없다. 지정상품과 연관 지어 식별성을 보는 것이므로 같은 ‘애플’이라도 컴퓨터에 쓰면 식별력이 있을 수 있다.

상표는 먼저 권리를 신청한 사람에게 준다. 신청순서에 따라 심사해 상표권을 주기에 적법하면 심사관은 등록공고해 2달 동안 이의신청을 받고, 이의신청이 없으면 등록결정하고, 등록료를 내면 상표권이 생기고 10년 동안 누린다. 10년마다 갱신할 수 있으므로 영구히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상표를 상표권자의 허락 없이 쓰면 민사와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 상표는 기업의 경쟁력 지표이다. 좋은 상표는 상품 경쟁력에 연관되는 것을 실생활에서도 느낄 것이다. 좋은 이름이면 쉽게 떠올리고, 잘 기억하고, 좋은 느낌을 받고, 이는 손님의 선호도로 이어져 경쟁력이 된다.

우리에게는 우리 이름으로 된 상표가 좋은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맥주 역사도 꽤 오래됐지만, 우리 이름으로 된 상표가 없다. 담배이름을 보면 딱하다. 회사이름부터 외국어를 쓴다. 옛날에는 한라산, 한강, 아리랑, 백두산 같은 우리 이름도 제법 있었는데 요즘은 거의 외국어이다. 이게 한국제인지 외산 담배인지 알기 어렵다. 자동차 이름은 더 심하고, 구단이름도 외국어 일색이다. 영어 전성시대에 사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어 상표가 경쟁력이 있을까. 우리말로 된 이름은 기억하기 쉽다. 요즘 예식장 이름도 무슨 컨벤션이니 해서 정말 기억하기 어렵고 찾아가기 힘들다. 세계에서 활동하는 국내 기업은 대부분 우리말 이름을 쓴다. 외국어 이름을 쓰지 않아도 얼마든지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 본질은 기술과 품질이다. 외국어로 된 이름을 써야 뭐 있어 보일 것이란 생각에서 벗어나자. 우리말 이름이 세계에서 최고인 시대에 살아보자.

고영회 (대한변리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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