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목련
  • 경남일보
  • 승인 2015.03.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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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목련은 여름부터 꽃봉오리의 눈을 키워 겨울 모진 바람과 추위를 견뎌낸 후 이른 봄 잎이 나오기 전에 봉오리를 열어 봄을 알리는 계절의 전령이다. 향기가 메말랐던 대지를 진동시키고 자태가 아름다워 누구든 닮고 싶어하는 꽃이다. 흰색과 자색으로 수십, 수백개의 봉오리를 열면 비로소 봄을 느끼게 한다.

▶뜰 앞에 목련이 피었다. 무한한 순결을 자랑하는 꽃봉오리가 강한 생명력으로 피어오른다. 눈빛 봉오리, 아름다운 조화 위에 자랑스러운 호화와 위세. 나는 아침 뜰 앞에 서서 여러 번 그 꽃잎을 만진다.(노자영·산가일기) 산사에서 봄을 맞는 문인의 반가움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목련은 연꽃과 닮은데다 나무에서 피는 연꽃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목란, 영춘화, 거상목이라고도 불리며 꽃말은 숭고한 정신이다. 옛 문헌을 보면 동국여지승람에는 개성의 천마산, 금강산 혈망봉, 순천 송광사에 많이 피어 군락을 이룬다고 적고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자생한 식물이다. 본초강목에도 꽃이 연꽃 같아 목부용이라 부른다고 했다.

▶목련의 계절이 왔다. 그 그늘 아래에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 그런 계절의 신비를 알리는 목련. 무삼하게 깔깔대는 복사꽃, 벚꽃의 화려한 자태를 눈으로 나무라는 듯한 품위 있는 자태. 목련을 사랑하기에는 나이 삼십도 앳되다는 시인의 말이 허사가 아닌 듯하다. 그런데 때 아닌 꽃샘추위가 목련의 개화를 늦추고 있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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