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3.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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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의 혁명적 경영자 하이얼 장루이민(張瑞敏) 회장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海爾-Haier) 1984년 12월, 칭다오 냉장고총창으로 창업되었다가 1987년 서독 기업과 기술제휴를 거쳐 하이얼로 이름이 바뀌었다. 독일의 신기술을 도입하여 중국 내수 시장 중심으로 발전한 하이얼은 1990년에는 처음으로 독일 가전 시장에 냉장고를 역수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에 이어 남미와 중동 지역에까지 진출했다. 1992년부터 시작된 사업 다각화 전략에 따라 냉장고와 에어컨 생산에서 벗어나 세탁기, TV 등으로 제품 영역을 확대했다. 그리고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상용가전, 컴퓨터, 노트북, 휴대전화, 스마트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 분야의 중국 기업들을 차례로 합병하면서 그룹화했다. 하이얼은 2009년 이래 전 세계 대형 가전시장에서 9.7%의 점유율로 6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렇듯 하이얼은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부터 두각을 나타내면서 중국의 고도성장을 주도한 대표적 민영기업이다.

이러한 하이얼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 발전시킨 사람이 바로 장루이민(張瑞敏) 회장이다. 장루이민은 1949년 1월 중국 산둥성 라이저우(萊州)에서 태어났다. 그는 1968년 문화대혁명이 가장 치열할 즈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공부하는 대신 공장으로 끌려가 노동일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때 노동자로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며 배운 내용들이 후일 그가 성공적인 경영자의 길을 걷게 된 바탕이 되었다. 그 후 그는 중국과학기술대학에서 상공관리(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하면서 고급경제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그가 하이얼과 인연을 맺은 것은 거의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이얼의 전신이었던 국영기업 칭다오냉장고가 연이은 적자로 파산하기 일보 직전에 놓였던 1984년 12월에 당시 칭다오가전공사에서 일하던 젊은 장루이민이 새 공장장으로 임명되었다.

그가 공장장으로 부임했을 때에 칭다오냉장고는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저분하고, 유리창은 깨진 채 방치돼있었다. 직원들은 멀쩡한 화장실을 놔두고 공장 아무데서나 대소변을 볼 정도였고 자재를 훔쳐가는 일도 다반사였다. 장루이민은 이 상태로는 회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보고 새로운 관리규정을 발표했다. ‘대소변은 화장실에서 하라.’, ‘공장 안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라.’. ‘제품을 마음대로 가지고 나가지 마라.’ 등등…. 직원들의 초기 반응은 냉담했다. 규정 발표 이후에도 버젓이 비품을 훔쳐 나가던 직원을 적발해 그 자리에서 바로 해고 조치를 취하는 등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나서야 직원들이 조금씩 그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1985년 장 회장은 한 고객으로부터 항의편지를 받았다. 하이얼 냉장고 품질에 문제가 많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창고로 달려가 당시 창고에 쌓여 있던 냉장고 400대를 일일이 다 검사했다. 그 결과 76대의 냉장고에서 이런저런 결함이 발견됐다. 장 회장은 임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문제가 발견된 냉장고 전부를 망치로 부수도록 지시했다. 당시 냉장고 가격은 평직원 월급의 20배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었다. 직원들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장 회장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직원들에게 “앞으로는 품질 검사에서 합격하지 못한 제품은 시장에 내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그 자신도 냉장고 불량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 달치 월급을 벌금으로 냈다. 할일이 많은 장 회장은 명절과 휴일도 없이 회사에서 매일 12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출장도 항상 목요일에 출발한다. 휴무일인 토요일에도 오전에 간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서 출근을 하고 있다. 그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일기를 쓰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그 덕분에 그는 글을 잘 쓰는 경영자라고 평가받는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장루이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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