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
조합장 선거
  • 경남일보
  • 승인 2015.03.1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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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 (시인)
양곡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끝났다. 선거는 조직이나 집단의 구성원이 그 대표자나 임원을 투표 등의 방법으로 뽑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알고 있는 사전 속 지식들이 아무런 소용에도 닿지 않는 구체적 현실에서는 난감할 때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선거와 자치단체 선거,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 왔다. 선거 때마다 부정선거라는 말에 몸살을 앓는다. 부정은 선거운동에 더 심하다.

세상살이에는 무지렁이일 수밖에 없는 유권자들은 출마자가 누군지, 당선 후에 무슨 짓을 할 사람인지 깜깜할 수밖에 없다. 휴대폰 문자메시지나 선거공보만으로 전달된 정보를 분석·차별화해 현명한 선택을 하기에는 선거판은 참으로 삭막하기 짝이 없다.

유권자들은 출마자가 돈이나 금품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선거철이 오면 무슨 선거든 집에까지 찾아와 허리를 굽히며 한 표를 부탁하는 것까지 마다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또 어떤 모임에 출마자가 찾아와 자기를 소개하며 밥값이나 술값을 인정상으로 계산해주고 가는 것까지 유권자가 법에 저촉을 받아야 할 만큼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선거비용으로 쓴 만큼의 돈을 당선자가 부정으로 해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선거법에서는 막는다고 한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돈 안 쓰고 당선되었으니 돈 안 해먹겠다는 당선자를 본 적도 없거니와 당선자가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직하게 공약을 실천하고 있는가를 감시하는 것이 더 났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런 정도에 법은 출마자를 단속할 일이지 무지렁이들까지 탓할 일은 못 된다는 생각 같았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사람 간의 평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를 함께 유지하려면 법과 제도의 정비는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선거든 투표 다음날부터 유권자는 선출된 대표자에게 애걸복걸 알게 모르게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민주주의라는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무지렁이들의 아이러니한 운명이므로 이번 조합장 선거에 임한 조합원들도 투표 전에 한 번 더 올바른 선택을 마음속 깊이 새겼으면 좋겠다 싶었다.

양곡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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