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홍준표식 “욕먹는 리더십”
[경일시론]홍준표식 “욕먹는 리더십”
  • 경남일보
  • 승인 2015.03.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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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섭 (객원논설위원·사천포럼상임대표)
홍준표 경남지사는 절대로 나라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스스로 욕먹기를 선택했다. 박근혜 정부의 공약 실천을 위한 135조원의 필요예산 중 상당부분이 복지예산이다. 공약 실현을 위해서는 연 평균 10% 이상의 경제성장을 통한 증세가 필연적이다. 지금 2%대의 경제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부족한 예산은 적자예산의 편성이다. 복지가 선거의 뇌물로 전락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보면 안다. 박근혜·문재인 후보는 자고 나면 새로운 복지정책을 릴레이식으로 발표했다. 무상복지는 그 결과물이다.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등 무상복지는 무차별 공짜복지다. 이것은 정치적 뇌물이며, 사회적 뇌물을 전 국민에게 나눠 주겠다는 망국적 정책이다.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무상급식을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이 66%로 전면적 실시 31%보다 두 배나 많았다.

복지국가라는 개념은 이미 유럽에서 실패한 정책 중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 복지국가의 원조는 영국이다. 복지정책의 고질병 속에 2류 국가로 전락한 영국을 구한 사람은 대처 수상이다. 강성 노조의 혁파와 과도한 사회복지 제도의 개혁을 통한 ‘영국병 치유’를 통해 영국을 구한 그의 정신을 세계인들은 ‘대처리즘’이라 부른다.

그의 개혁에 지지하는 사람은 자기 남편 단 한 사람뿐이었다고 한다. 개혁에는 반드시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역사는 그를 위대한 정치가로 기억한다.

홍 지사가 지금 그 시험대에 서 있다.

대한민국 노조는 노동자 가입률은 최하위지만 투쟁력은 최고로 정평이 나 있다. 홍 지사는 좌파 정당과 노조가 반대한 만성적자 도립 진주의료원을 폐쇄시키면서 강한 저항에 부닥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들과 맞선 그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지금 이 나라는 종북 좌파와의 전쟁이다. 그들 자신은 종북 좌파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북한의 3대 세습은 뭐 어때’ 하면서 국내 재벌의 경영 승계는 무지막지하게 비판하는 것이 그들의 실체다. 무상복지를 완전히 실현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한이다. 그러나 그들은 북한의 무상복지를 찬양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스웨덴의 복지정책을 말한다. 스웨덴은 서울의 인구보다도 적고, 자원이 지천에 있는 나라다.

조세정책이나 노사정책의 성숙도가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된다. 또 한국의 복지수준이 OECD의 평균에도 못 미친다고 외친다. 한국의 일인당 소득수준은 OECD 국가들 중 하위에 머물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다.

요즘 TV에 ‘징비록’이란 드라마가 나온다. 왜군의 침략을 대비해야 한다는 좌의정 류성룡의 간곡한 청을 무시하고 단지 민심만 바라본 조선의 처참한 나라꼴을 우리는 보았다. 만약 영국 대처 수상이 징비록이나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읽었다면 감동했을까. 역사에서 만약이란 있을 수 없다. 지금이 바로 그 역사이기 때문이다.

홍 지사와 문재인 대표가 만난다고 한다. 포퓰리즘적인 성격이 짙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신혼부부에게 무상복지에 공짜 집을 주겠다는 정당의 대표와 무슨 논의를 한다는 말인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바라보고 ‘욕먹는 리더십’을 지켜가는 홍 지사의 의지력이 역사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에도 미래의 희망이 있다면 국민의 선택이 현명해야만 한다.

 
이원섭 (객원논설위원·사천포럼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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