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장 스님이 필요하다
새로운 방장 스님이 필요하다
  • 김상홍
  • 승인 2015.03.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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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홍기자
김상홍기자

지금 합천 해인사가 시끄럽다. 지난해 12월 해인사 방장으로 계시던 법전 대종사의 입적으로 공석이 된 방장 선출문제로 내분이 전개됐다. 해인사 산중총회를 통해 원각 스님을 해인총림 방장 후보로 선출했지만, 이마저도 불복하고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는 분위기였으나 방장 후보로 거론됐던 대원 스님의 결단으로 선출 논란은 매듭이 지어졌다. 하지만 원각 스님과 대원 스님측 간의 볼썽사나운 일들은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우려를 낳게 했다. 특히 한 스님이 주동이 돼 만든 3명의 방장 후보 재임순서와 임기를 합의한 약정서가 유출돼 젊은 스님들이 엄청 반발했다. 또 방장 스님에게 주지 추천권이 주어지다보니 방장 선출 전부터 누가 주지 스님에 내정됐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이로 인해 양측은 폭로와 비방으로 이어졌고, 결국 한국불교의 민낯을 드러냈다.

해인총림(해인사)은 1967년 발족한 우리나라 최초의 총림으로 초대 방장이 성철 스님이다. 한국불교에서 방장의 의미는 남다르다. 선불교의 정점에 수행의 사표이며 성불로 가는 이정표였다. 우리에게는 맑은 지혜와 청빈한 삶으로 국민들로부터 추앙 받았던 방장 스님이 적지 않았다. 성철 스님과 서옹 스님이 대표적일 것이다. 소설 ‘완장’에 나오는 저수지 관리인 임종술은 완장을 차면서부터 권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권력 지상주의를 실감나게 다룬 작품으로 권력에 기대어 패악을 서슴지 않은 사람들을 얘기할 때 종종 인용된다.

해인사 방장선출도 소설 ‘완장’에 나오는 임종술처럼 완장(脘章)을 손에 넣으려는 스님들의 눈 먼 권력욕으로 법보종찰, 천년고찰, 한국불교 대표사찰 해인사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줬다. 완장을 찬 방장 스님이 아니라 한국불교와 해인사를 이끌어갈 새로운 방장 스님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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