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키운 녹색기업, 동희오토
시(詩)가 키운 녹색기업, 동희오토
  • 경남일보
  • 승인 2015.03.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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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현 (시인)
박종현
일반적으로 제조업이라고 하면 열악한 근로환경과 노사갈등을 떠올리기가 쉽다. 이러한 편견을 깨뜨렸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CEO 한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새삼 체험한 행운을 가진 적이 있다.

며칠 전, 아는 시인의 중학교 동기분이 대표이사로 계시는 경승용차 생산전문회사인 ‘동희오토’에 견학을 간 적이 있다. 약 3시간에 걸쳐 견학을 했는데, 시간당 경승용차 56대를 생산하는 제조 공정은 자동차의 골격을 형성하는 차체공장, 고객이 원하는 색상에 따라 바디에 색을 입히는 도장공장, 콘베아 시스템으로 제작하는 조립공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회사 곳곳에 아담한 쉼터와 깨끗한 수도시설 등으로 근로자들은 모두 밝은 표정으로 일을 하고 있었으며,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긍심과 행복감이 얼굴 가득 새겨져 있었다.

공장 입구와 통로, 그리고 자투리 공간에다 시화(詩畵)와 풍경사진, 화초를 마련해 놓았다. 화장실 입구에 그려놓은 매화 그림은 임금의 이동식 변기인 매화틀을 연상케 했고, 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모든 근로자들을 임금과 동격인 존재로 생각하는 근로자 존중사상이 잘 담겨 있었다. 화장실은 동화 속 정원처럼 꾸며져 있고, 화장지 걸이 옆에는 시집이 두어 권씩 놓여있어 틈틈이 시를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모든 근로자들이 다수의 시를 외고, CEO이신 박옥근 대표이사께선 140여 편의 시를 암송하신다고 했다.

이처럼 시를 암송하고 화초를 돌보는 힐링경영을 통해 근로자들의 정서를 아름답게 가꾸어 따뜻한 마음으로 경승용차의 완벽한 품질을 이루어내고, 노사갈등이 없는 화합일터, 행복일터를 만들어가는 것이 박옥근 대표이사의 평소 신념이라고 한다. 훌륭한 CEO 한 사람의 창의적 사고가 많은 근로자들에게 자존감과 행복감이 넘치는 일터를 제공해 주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이윤을 남기는 일이다. 근로자들로 하여금 틈틈이 시와 그림을 감상케 하고, 꽃과 식물을 가꾸게 하는 감성경영과 환경경영을 통해 녹색기업을 운영한다면 경제적 가치나 정서적 가치 모두 큰 이윤을 남기게 됨을 모든 CEO들이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노사 모두가 아름다운 정서를 가꾸어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는 행복한 일터를 가꾸어 가길 소망해 본다. 이 세상 가장 크고 온후한 산 하나를 뵙고 내려오는 길, 가슴 가득 감동으로 뭉클했다.
박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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