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중단문제 해법 없나
무상급식중단문제 해법 없나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5.03.2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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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민 (창원총국 취재부장)
최창민기자
지난주 경남의 무상급식중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준표 도지사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대표가 경남도청에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문 대표는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해 “도의회 뒤에 숨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린 반면 홍 지사는 “대안을 가져오라”며 맞받아쳤다. 정치논리 탓에 경남 아이들만 급식에서 차별을 받아서 안된다고 했고 무상급식 중단이 아니라 선별적 무상급식 전환이라고 했다.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노련한 정치인들의 직설화법이 비수처럼 오가면서 기자들의 카메라도 번쩍거렸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무상급식 중단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 한 채 별 소득 없이 끝났다. 문 대표가 회동 이후 “벽에다 얘기하는 것 같았으며 해법 찾기는 실패했다”고 자평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내는 따로 있었다는 분석이다. 문 대표는 여당 소속 시도지사와도 만나는 통합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홍 지사는 문 대표와 맞설 수 있는 여권의 차기주자 반열에 오르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즉 무상급식 중단해법은 도구였을 뿐, 실제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는 분석이다.

문 대표는 이날 박종훈 교육감도 만났다. 야당대표와 진보성향의 교육감과의 대화는 비교적 화기애애했다.

문 대표는 해법이 있느냐고 짧게 물었다. 박 교육감은 경남에서 일어났던 일련의 경과를 길게 설명했다. 국회의 학교급식법 개정안 얘기도 했다. 홍 지사에게 다섯차례나 대화를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는 대목은 현재 경남도와 도교육청이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실제 지난해 10월 홍지사의 학교급식 감사의지 표명에서부터 지금까지 박 교육감은 무시당하거나 외면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의 대화 제의는 거부하고 문 대표의 제안은 흔쾌히 받아들인 것에서도 이런 생각을 뒷받침한다. 이와 관련 경남도는 그동안 도교육청의 진정성 있는 대화제의가 없었다고 일축하고 있다.

이런 중에 19일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했다. 일선학교는 유상급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시 군 지자체도 따를 것으로 예상돼 4월부터 일부 저소득층을 제외한 도내 학생 22만여명은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한다.

우려의 소리가 많다. 당장 아이들이 밥먹는 것이 불편하게 됐고 학부모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급식비 납부 거부운동과 아이들이 차별받는다는 낙인효과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 교육감들도 창원에 모여 경남의 무상급식중단문제를 우려하며 도지사와 교육감이 만나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조례안이 통과됐다 하더라도 아직 대화의 여지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양측이 큰 틀에서 대화로서 해결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는 서로에 대한 배려가 선행돼야한다. 상대에 대한 무시와 외면은 예의도 아닐 뿐더러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다. 상대를 인정하고 포용하며 존중하는 자세가 선행돼야한다. 이후 대화를 통해서 실타래처럼 얽힌, 아니 의외로 간단할 수 있는 무상급식중단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최창민 (창원총국 취재부장) 데스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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