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한국제조업의 탈출구는
[객원칼럼] 한국제조업의 탈출구는
  • 경남일보
  • 승인 2015.03.0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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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현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학장)
우리 산업생산기술 R&D가 양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연구개발의 증가추세는 현재 GDP대비 OECD국가 중 일본, 미국보다 월등히 많다. 그러나 제조업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제자리걸음이다. 세계시장과 R&D의 부조화는 일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표준을 주도해오던 일본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과 수익성이 동시에 약화되면서 산업전체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전한다. 한국의 주력산업도 일본과 비슷해지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부품을 제외한 조선, 통신기기, 철강, 기계, 완성차, 석유제품 등은 최근 3년간 점유율 하락 또는 정체상태다.

국내 제조업을 원점에서 리셋(reset)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동안 제조업 혁신은 공급자 주도에 의해 자금, 인력, 시설 등 물량투입으로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Push형’ 혁신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일본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디지털시대에는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시장주도권 유지를 위해서는 수요유발을 강조한 ‘Pull형’ 혁신을 목표로 제품혁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디지털시대에는 처음부터 서비스와 결합한 수요 지향형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구체적인 사례를 두 가지 들어보자.

첫째, IT의 경우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있어서 그동안 미국과 한국은 기술력이나 점유율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중국이 턱밑까지 추격을 해오고 있다. 한국기업은 스마트폰 모서리에 엣지(edge) 등을 넣는 기술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는 소심한 전술이다. 시장수요를 유인할 수 있게 판을 바꿔야 한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에 헬스케어 서비스를 집어넣어 수시로 건강을 체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다. 또한 가상기술로 실제사물을 움직이는 사물 인터넷시대에 맞춰 스마트폰으로 집에 있는 로봇청소기를 움직이고, 밥을 짓고, 보일러를 작동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개발로 수요유인 시장개발을 선도할 수 있다.

둘째, 인터넷 출현은 젊은 소비자들의 생활 및 소비패턴을 크게 변화시켜 왔다. 그 중 큰 변화의 하나가 운전시간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운전을 하면서 웹서핑이나 문자메시지 작성, 모바일 TV시청 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은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다. 운전자들이 손쉽게 자동차와 디지털기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싱크(sync) 기능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음성제어기술로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읽어주고, 음악폴더를 찾는가 하면 네비게이션과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연계한 새로운 싱크시스템을 말한다.

이와 같이 이종간기술을 융합시키는 기술영역, 서비스와 결합한 수요 지향형 기술개발만이 우리 제조업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여기에 신제품의 신·구 시장진입을 도우기 위한 해묵은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하고, 벤처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국내외 얼리어댑터, 최종 소비자시장(B2C)을 개발 활성화해 안정한 거래를 인증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시장 마련이 시급하다.

 
권일현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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