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하의 건강이야기
김욱하의 건강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3.24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운 경추 척수증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운 경추 척수증

#1. 80대 남자 환자가 수년 전부터 시작된 걸음걸이 이상으로 내원하였습니다. 다리 힘이 없어 걸을 때 기우뚱하며 넘어질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점점 더 바깥 활동을 하는 것이 두렵고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다리 통증도 함께 있는 상태였습니다. 허리 검사 이후 요추관 협착증이라 진단받고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차츰 악화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2. 70대 여자 환자가 3개월 전 발생한 양쪽 팔과 다리 근력 저하를 호소하며 내원하였습니다. 큰 병이 아니겠거니 하며 물리치료만 받고 지냈는데, 팔과 다리 힘이 점점 나빠져서 혼자서는 걷지 못할 정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처음 증상이 발생할 때 의사 소통이나 발음에는 이상이 없었고, 안면 마비 등의 뇌신경과 관련한 증상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두 환자의 경우처럼 고령화면서 점점 더 많이 만나게 될 ‘경추 척수증’이라는 질환입니다. 경추 척수증은 팔과 다리 및 비뇨·생식기계 등으로 내려가는 신경이 담겨 있는 신경다발인 척수가 경추 내에서 압박을 받아서 발생하는 병입니다. 추간판의 심한 중앙 탈출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한 신경 통로의 직경 감소 또는 동양인에서 그 호발 빈도가 높다고 알려진 후종 인대 골화증 등에 의해 발생합니다. 특히 나이 많은 환자들의 경우 퇴행성 변화가 축적되어 신경 통로가 좁아지는 것 자체로도 경추 척수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경추 척수증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손의 근력 약화, 부자연스러운 손놀림, 하지 근력 저하로 인한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 등입니다. 단추를 잠그고 풀기, 젓가락질 등이 서툴러지고 걷는 데 자꾸 기우뚱해진다고 호소합니다. 이런 증상들은 대개 수개월에 걸쳐서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때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증상이 점점 악화되어 혼자서는 일상 활동을 하지 못하는 심각한 상태로까지 진행합니다.

뇌졸중과 오인하기 쉽지만 차이점이 분명해서 이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뇌졸중의 경우 증상이 급격하게 발생하는 것이 그 특징입니다. 심한 두통과 구토 및 의식 저하가 발생하고, 보통 한쪽 팔과 다리의 마비나 근력 저하를 동반하며, 언어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경추 척수증처럼 서서히 진행하며 양쪽 팔이나 다리에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와는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손놀림이 어눌해지는 점으로 인해 류마티스 관절염과 혼돈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관절염의 경우 관절 마디의 통증과 종창이 동반되고 증상이 아침에 심해지는 조조강직 등이 경추 척수증에 의한 증상과 다른 점입니다.

경추 척수증이 발견되면 수술적 치료를 받게 됩니다. 척수를 압박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정밀 검사를 통해서 확인한 다음 적절한 수술 방법을 정합니다. 목 디스크처럼 신경가닥이 눌린 경우 비수술적 치료로도 완치될 수 있지만, 척수가 눌리는 경추 척수증은 수술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증상이 많이 악화되며 수술 이후 회복이 더디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증상이 발생한다면 바로 해당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