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눈물
[월요단상] 눈물
  • 경남일보
  • 승인 2015.02.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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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우리는 기쁘거나 슬프거나 아플 때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어쩌면 인간이 살아가는 것도 가슴속에서 흐르는 눈물과도 같은 삶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숨겨진 눈물이 가장 아프면서도 아름답고 값있게 느껴지는 건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눈물이란 사람들 앞에서 흘리는 것보다 혼자 있을 때 흘리는 것이 가장 진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웃음은 거짓으로 웃을 수 있어도, 그러나 눈물은 거짓으로 흘릴 수는 없다. 따라서 진실된 눈물은 아름다우면서도 우는 이의 마음을 맑게 씻어 아름답게 해준다.

눈물이 많다는 건 그 사람이 진실한 반면 인정 또한 많다고 봐야 한다. 감수성이 풍부한 젊은이들은 젊다는 이유만으로도 눈물이 많지만, 나이든 사람에게 눈물이 많지 않는 이유는 사노라 당할 꼴 못 당한 꼴 수없이 당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눈물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눈물이란 게 자기 자신을 위하여 흘릴 때 마음을 씻어 맑게 하면서도, 남을 위해 흘릴 때는 더욱 그 마음을 맑게 씻어 준다는 점이다.

남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사랑의 눈물이다. 그러나 우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과연 그가 우는 이의 심정을 알 수 있을지 의문이다. 누구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눈물을 흘려보지 못했다면 눈물의 값어치를 알지 못한다. 첫사랑의 울음은 황홀함과 감격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또 사랑해 가면서 함께하는 웃음은 행복한 웃음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사랑을 해보지 못했다면 뜨거운 눈물이 있을 순 없고, 또한 마음 놓고 울어보지 못했다면 사랑의 그 끝없는 아름다움을 알 리 없다.

자기 상처에 울어 본 사람만이 타인의 아픔도 내 아픔처럼 여길 줄 안다. 따라서 울고 싶을 때는 울 수 있어야 한다. 많은 눈물을 흘리고 나면 새로운 것을 보게 된다. 가슴에서 녹아 흐르는 눈물을 흘려 보았다면 진실로 삶이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이다. 삶의 길이 험할지라도 노력할 줄 알고 그 일이 뜻있고 가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또한 주변사람들과 따뜻한 정을 공유할 줄 알고,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는 손을 내밀 줄도 아는 그러한 삶의 모습을 귀히 여기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눈물 없이 보고 느끼는 감성의 안테나를 어찌 가질 수 있으랴. 혼자서 남모르게 가슴을 적실 때 그 눈물은 참으로 가치 있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울고 싶을 때 많이 울어야 한다. 울 수 있다면 인생이 있고 아직도 젊음이 있음을 말한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그래서 많은 인연을 소중히 가꾸어 나가도록 하자. 소매 깃만 스쳐도 삼천겁의 인연이라는 말 소중히 가슴에 담아 울 수 있는 젊음을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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