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봄날
우리의 봄날
  • 경남일보
  • 승인 2015.04.0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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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어젯 범 비에 꽃이 피더니/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누나/가련하다 봄날의 일인가/비바람 속에 왔다 가는구나.’ 조선중기의 송한필이라는 사람이 읊은 시이다. 마치 요즘의 날씨를 그대로 표현한 듯하다. 벚꽃이 만개할 즈음 봄비가 내려 채 감상하기도 전에 꽃비가 되어 땅에 떨어져 뒹군다.

▶옛 시인의 글처럼 벚꽃잔치는 그렇게 끝나는가 보다. 그렇게 쉬이 가는 것을 겨우내 모진 설한과 삭풍을 인고했나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얼어붙은 경기를 참으며 봄철 상춘객으로 회복해 보려던 사람들에게는 반가워야 할 봄비가 야속하다. 예년에 비해 관광객이 줄어들었고 구매욕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춘래불사춘이라고 했던가.

▶벚꽃은 지금 낙화가 한창이지만 꽃이 어디 벚꽃뿐이랴. 그 뒷자리에 봄꽃들이 줄을 이어 꽃잎을 열고 있다. 마른 나무초리들에서도 새순이 돋아나고 들풀도 파릇하게 돋아 나와 농촌에선 나물 캐는 아낙들의 모습이 흔하다. 4월은 잔인한 계절이라 했지만 점차 먹거리도 풍성해지고 사람들의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 자연이 새 힘을 얻듯 사람들도 왕성해지는 계절이다.

▶도청의 고위간부인 국장이 직접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한다는 소식이다. 책상머리에서는 진정한 노인복지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학교급식 문제도 무엇이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것인가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플라톤은 대중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은 정의에서 멀어진다고 했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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