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구제
가난 구제
  • 경남일보
  • 승인 2015.04.0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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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임금님도,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은 가난의 개인적 책임이 크다는 한국적 윤리의식의 근본을 발견한다. 가난을 돕기란 끝이 없는 일이어서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에서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과거엔 가난이 개인적 결함과 책임으로 인식됐으나 이젠 후진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공공부조가 일반화되고 있다.

▶가난에 관련된 속담도 많다. ‘가난한 놈 앓을 틈이 없다’, ‘가난하면 찾아오는 벗도 없다’, ‘가난하면 성도 없다’, ‘가난하면 죽는 날도 없다’고 했다. 즉 가난하지 말라, 가난하면 사람들이 알아주지도 않고 억울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사회적 인심의 현주소를 가르치고 있다.

▶흥부는 가난의 상징이다. 마음 착한 것 말고는 가난하게 살 이유가 없는 흥부였다. 흥부 내외는 마을의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해도 한 달에 아홉 끼니 먹기가 어려웠던 건 놀부로 상징되는 천민자본주의의 착취구조 탓이었기에 흥부가를 즐기던 청중들은 흥부의 가난을 남의 일로만 여기지는 않았다.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 복지지원제도가 있으나 가난 때문에 자살소식이 수시로 들린다.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이 발생, 생계유지가 어려운 저소득 위기가구에 생계비·주거비·해산장례 보조비·연료비 등을 발 빠르게 긴급 지원하는 제도이나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 상위 2%에 해당하는 억대 연봉자들이 전체 급여의 11%를 차지하는 소득차이가 클수록 가난한 자는 늘 수밖에 없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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