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만세!
한국 드라마 만세!
  • 경남일보
  • 승인 2015.04.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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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식 (수필가)
이홍식 
나는 TV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아내는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한다. 집에 있을 때면 어쩔 수 없이 같이 보게 되는 일이 있다. 그러던 내가 이제 드라마의 열렬한 팬이 되어 다음 주 방송이 궁금해지고 기다려지는 것이다. 요즘 방영되는 우리나라 연속극을 보고 있으면 방송작가들이 어쩌면 저리도 사람의 일을 정확히 꿰뚫고 있을까 싶어 감탄을 한다. 드라마에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서서히 몰락하는 과정을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국에는 다가올 결과를 지켜보며 연민과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다.

노자에 ‘위자패지(爲者敗之)집자실지(執者失之)’라는 말이 있다. ‘무엇인가 하나의 목적을 향해 인위적인 조작을 하는 자는 반드시 패하고,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잡으려고만 하는 자는 반드시 놓치고 만다’는 뜻이다. 나는 여태껏 살면서 이런 옛말이 빗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지금 당장은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일에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맨 마지막의 그 결과는 옛말을 비켜가지 않는다.

요즘 정치인들이나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각종 범죄와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이 말이 그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 같아 가슴마저 서늘해지는 기분이다. 2500년 전 사람들의 말이 어제 한 말처럼 생생하게 들리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마음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증거다. 지금 사람들 마음은 오히려 옛날보다 더 탐욕스럽고 더 흉폭하고 악랄하기까지 하다. 그 좋은 머리로 교활한 마음이 극에 이르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일에 인생 전부를 걸고 있다. 이것은 국가도 마찬가지다. 내가 확신하며 믿는 것은 끝없이 역사를 조작하고 끝까지 잘못을 모르는 일본이란 나라도, 내가 본 드라마의 마지막처럼 결국에는 어김없이 노자가 말한 그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이런 옛말은 결코 틀리지 않는다는 믿음이 우리 가슴속에 뿌리내리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것이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노자의 말이 사람의 삶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는 사실 한 가지만 명심해도, 자신에게 무슨 일만 있으면 점을 치거나 역술인들에게 사주팔자를 보러 다니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홍식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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