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가다]진주대첩기념 광장 '현수막戰'
[현장에 가다]진주대첩기념 광장 '현수막戰'
  • 강민중/김영훈기자
  • 승인 2015.04.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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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거리 업소들 “보상 더 달라” 철거 반발
진주시, 보상협의 안될땐 강제수용도 검토
▲ 지난 9일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사업’(진주시 본성동 일원)의 일환으로 철거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진주시의 건물철거 계획을 알리는 현수막(왼쪽)과 보상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일부주민들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9일 오전 진주성 앞 장어거리 인근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 철거 현장.
 
위태로웠다.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장어거리 업소들은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 일부 업주들은 최근 “땅값 보상이 적다. 장사 못하게 주차장도 없애고, 가로등도 꺼버리면 이곳 주민 어떻게 사느냐”라는 플래카드까지 내걸었다.

식당을 찾은 자가용들은 굴삭기로 한창 철거가 이뤄지고 있는 식당 뒤편 대로에 주차를 했다..

하지만 이들을 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이 지역은 진주시가 수년째 철거를 알리고 계획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사업은 총 사업면적 2만5020㎡에 기념광장, 기념관, 주차장 등을 만드는 사업이다. 지난 2007년 5월에 시작해, 2009년 5월 토지매입에 들어갔다. 사유지는 약 1만2996㎡ 108필지, 전체 52%다. 이 때문에 보상작업이 난항을 겪으며 사업이 지연돼 왔다. 현재 2018년 사업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으로 추진 중에 있다.

최근 보상작업이 마무리돼 가고 있는 상태지만 장어거리 인근 점포 10여 곳이 아직 보상문제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기에 보상을 받은 일부 업체들까지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진주시는 5~6년간 보상협의를 진행해 왔다. 계획이 수립되고 가장 먼저 보상을 받고 나간 업주와는 4~5년 차이가 있다.

그래서 먼저 보상을 받고 나간 업주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시민 A씨(평거동·40)는 “처음에는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기간이 너무 오래 지났다. 초기에 보상에 합의해준 사람은 뭐가 되나. 그 사람들에 대한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이제는 원만이 합의를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영업은 안전과도 직결된다. 가로등과 주차장도 없이 장사를 이어가다 보니 장어거리를 찾는 손님들은 매번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러한 상황을 모르는 외부 관광객들의 경우 더 혼란을 겪고 있다.

최근 문화관광부가 ‘꼭 가봐야 할 100대 관광지’로 선정된 진주성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순천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좋은 기분으로 진주성을 찾았다가 철거현장을 보고 놀랐다. 안전도 안전이지만 진주성이라는 문화재에 걸맞지 않은 흉물스러운 모습은 진주시의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진주시는 사업 지연의 걸림돌이 됐던 보상문제와 관련해 강제수용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보상이 지급됐는데도 영업을 이어간 9곳 중 3곳은 이전시켰고 나머지 6곳도 오는 30일까지 이전시킬 계획으로 6월까지 장어골목 제외한 모든 지역을 철거하겠다는 방침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철거작업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보상문제는 상인들과 지속적으로 협상을 하겠다”며 “특히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주변 관광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사업은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서도 최초 승전대첩인 진주성대첩을 관광자원화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더 지체할 수 없기 때문에 강제 수용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장어골목내 한 업주는 “매년 보상과 관련한 감정평가를 받아왔는데 금액이 같았다. 시에서 보상금과 영업 3개월 매출에 상응하는 보상조건을 내걸었지만 부족하다. 올해 재감정일인 12월까지 영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강민중기자·김영훈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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