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산업혁명 ‘3D 프린터’의 세계
제3의 산업혁명 ‘3D 프린터’의 세계
  • 박준언
  • 승인 2015.04.14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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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없는 무한복제…차세대 혁신기술
 
3D 프린터로 만들 조형물. 사진제공-(주)로킷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3년 초에 가진 국정연설에서 “3D 프린팅은 기존 제조방식에 ‘혁명’을 가져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그는 침체에 빠진 미국 제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울 핵심기술은 바로 3D 프린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제3의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3D 프린터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3D 프린터 기술을 지배하는나라가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그 사용 영역의 확장성과 파괴력은 엄청나다. 3D 프린터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3D 프린터(Three-Dimension Printer)는 3차원의 입체물을 만들어 내는 프린터다. 그런데 이 기술은 최근에 개발된 것은 아니다. 지난 1984년 미국의 찰스 훌이 설립한 3D 시스템즈에서 개발한 30년이나 된 기술이다. 이 기술에 대한 특허가 최근 풀리면서 전 세계 기업들이 앞 다퉈 산업용은 물론 일반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린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3D 프린터의 원리는 절삭형과 적층형으로 나눌 수 있다. 절삭형은 큰 덩어리를 조각하듯 깎는 방식이고, 적층형은 원료를 층층히 쌓아 올리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3D 프린터는 첨가식 가공원리를 사용하는 적층형이다.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재료는 티타늄, 알루미늄, 초콜릿, 나일론, 세라믹, 금, 은 등 그 범위가 넓다. 3D 프린터의 미래는 재료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을 실 형태로 만들어 놓은 필라멘트(Filament) 1kg는 체스말 300개 정도를 뽑을 수 있는 양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지난해 개최된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경찰의 경계 대상 1호는 3D 프린터로 만든 ‘3D 총기’였다. 당시 경찰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3D 총기를 제작한 남성이 구속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3D 총기 부품과 설계도에 대한 단속을 벌였다. 이제 일반인도 3D 프린터와 설계도만 있으면 손쉽게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올해 중국의 한 회사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주택과 아파트를 선보여 큰 화제가 됐다. 이 회사는 건물의 벽과 지붕까지 모두 3D 프린터로 출력한 재료를 사용했으며, 사용된 2만여개의 부품을 불과 하루 만에 모두 3D 프린터로 출력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비행기까지 제작할 수 있는 초대형 3D 프린터가 등장했다.

세계적 운동화 생산업체인 나이키는 전통적 대량 생산 방식으로는 점차 다양해지는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제조 공정에 3D프린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처럼 3D 프린터의 활용 영역은 건축, 기계, 자동차, 항공기, 의료, 패션 등 그 한계를 규정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모든 사물을 복제할 수 있는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3년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글로벌 보고서에서 ‘2025년에는 글로벌 3D 프린터 산업이 4조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수혜는 의료분야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3D 프린터 제조업체 ㈜로킷 유석환 대표는 “‘생각이 곧 현실’이 되는 단계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3D 프린터 제조업체 ㈜로킷 유석환 대표는 최근 김해의생명센터에서 열린 ‘3D 프린터 세계’ 세미나에서 “3D 프린터는 바이오 메디컬산업에서 가장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네덜란드 유트레히트대학 메디컬센터에서 세계 최초의 3D프린팅 플라스틱 두개골 이식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이 대학 의료진은 정상인에 비해 3배 이상 두꺼워져 시각장애와 두통을 앓고 있던 한 여성 환자의 두개골을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인공 두개골로 교체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두개골 전체를 이식하는 것은 불가능 했지만, 3D 프린팅 덕분에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최근에는 3D프린팅 재료로 ‘신의 영역’이라 불리는 줄기세포나 생체조직을 이용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바이오 프린팅’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생체 재료를 잉크처럼 사용해 신체의 일부를 출력할 수 있다.

미국 루이빌대학교 연구팀은 3D프린터를 이용해 심장에 필요한 관상동맥과 작은 혈관의 일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10년 내에 자신의 세포를 사용해 3D프린터로 이식용 인공심장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계에서도 이미 3D 프린터가 활용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3D 프린터를 암수술에 이용해 최근 6개월 동안 신장암 환자 15명의 신장 부분절제술을 성공시켰다. 의료진은 3D 프린터로 암 조직 형태까지 재현한 환자의 신장모형을 통해 절제 범위를 정하는 방법으로 수술 성공률을 높였다.

이처럼 3D 프린터는 의료분야에서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혁신적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

미래 과학 저널리스트 스티븐 코틀러는 ‘헬스케어 혁명을 가져올 5가지 의료기술’로 3D프린팅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로킷의 유 대표 역시 3D 프린터를 이용한 개인별 맞춤형 의료시장은 향후 산업 판도를 바꾸어 놓을 만큼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 예로 안면, 가슴, 코 등 인체를 성형하는 바이오 3D 프린터 성형을 비롯해 오는 2020년까지 맞춤형 의료시장은 75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D 프린터는 우리 삶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는 장치며, 단순한 차원의 건축과 설계를 넘어 ‘생각이 곧 현실’이 되는 단계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3D 프린터 기술은 나날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가격도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올해 중으로 100만원 미만의 개인용 3D 프린터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언기자

 

3D 프린터 사진제공-(주)로킷
(주)로킷엣 만든 3D 프린터.
3D 프린터로 만든 작품. 사진제공-(주)로킷
3D 프린터로 만든 뼈 모형


3D 프린터로 만든 기계부품.


3D 프린터로 만든 각종 작품들
3D 프린터로 제작된 제품에 시민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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