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춧돌] 원로를 만나다 (3) 조구배 화백
[주춧돌] 원로를 만나다 (3) 조구배 화백
  • 곽동민/김영훈기자
  • 승인 2015.04.19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술은 날 가슴 뛰게 만든다”
▲ 조구배 화백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잘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한다.

조구배(73) 화백은 이 말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다.

그는 중학교 시절 호기심으로 시작한 미술이 자신을 이렇게 변화시킬 줄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우연히 미술부에 들어가 그림을 시작한 조구배 화백은 고등학교 때까지 미술을 즐기면서 했다. 조 화백은 “친구들과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그림 그릴 때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며 “촉석루도 그리고 자연 풍경도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설렌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사를 짓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미술공부를 포기하고 농업대에 진학을 결심한 조구배 화백. 그때 그의 작품을 본 고(故) 임직순 교수(조선대학교)는 조 화백에게 엽서와 입시원서를 보내 미술을 계속 할 것을 권유했다.

조구배 화백은 “원서 마감일이 하루 남았었는데 주변에서 반대하고 혼도 냈지만 큰 결심을 했었다”며 “입학원서를 들고 광주까지 5시간 걸리면서 간 그때와 그 전날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였다”고 전하며 그날의 추억을 되새기는 조 화백의 모습에서 당시 미술에 대한 열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조구배 화백은 단 하루도 그림을 쉰적이 없다. 교직생활을 오래한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늘 작품활동을 해 왔다. 조 화백은 “미술은 다른거 없다. 붓을 놓지 않고 그리는 방법 말고는 없다”며 “한 작품을 그려도 언제 붓을 잡는지에 따라 작품내용이 달라진다. 낮이면 낮대로 밤이면 밤대로 작품이 다양해진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그래서 나는 한 작품을 한 캔버스에 그리지 않고 여러 곳에 그린다”며 “미술에는 왕도가 없다. 늘 노력하고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구배 화백의 미술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1년에 50여 점이 넘는 작품활동을 보면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조 화백은 “나는 미술이 좋다. 그림이 좋다. 이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며 “좋아하는 걸 즐기면서 할 수 있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는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릴 것이다”고 전했다.

조 화백은 2012년 칠순의 나이로 전시회를 열었다. 그동안의 열정과 미술에 대한 사랑을 사람들과 나뉘기 위해 전시회를 개최했다. 조구배 화백은 “공모전 같은 수상을 위한 작품활동보다는 못 그리면 못 그리는대로 많은 작품을 그려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게 중요하다”며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팔순에도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그때는 지난 2012년보다 더 많은 작품으로 사람들 앞에 서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곽동민·김영훈기자

 

▲ 조구배 作 . 지리산의 가을(덕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