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식탁에서 멀어진 딸
[제언] 식탁에서 멀어진 딸
  • 경남일보
  • 승인 2015.04.0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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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임 (농협 창녕교육원 교수)
오늘도 언제나 그렇듯 4인용 식탁에 2인만이 앉아 있다. 아들은 군에 가고 딸은 식탁에 자리를 같이한 지 오래다. 대학 졸업반인 딸은 초등학생 때부터 인스턴트식품을 좋아하더니 이제는 밥은 거의 먹지 않고 라면이나 고구마, 통닭 등을 필요한 때에 자기 방에서 먹는다. 내 자식만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쌀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들어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이 2공기도 안된다. 통계청의 ‘2014년 양곡소비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5.1kg(2013년 67.2㎏, 2012년 69.8㎏)으로 2013년 대비 3.1% 준 2.1kg 감소했다.

쌀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공 인스턴트식품의 맛과 편리함에 있다. 어릴 때부터 각종 가공 인스턴트식품의 먹기 쉬운 편리함과 그 입맛에 길들여져 온 학생들은 더 이상 삼시 세끼 밥을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 부모들도 맞벌이 등 바쁜 일상에 자녀들까지 밥을 잘 먹지 않으니 아무래도 밥으로 식단을 차리는데 소홀할 수밖에 없다. 쌀에 포함된 당질은 에너지 소비에 가장 먼저 쓰이고 소화흡수가 잘돼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아 비만 예방에 좋고, 두뇌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이 밥 먹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 지능발달과 신체건강에 좋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의 전통 식문화에 대한 중요성과 인스턴트식품의 유해성에 대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회사나 학교 식단을 책임지는 식당 영양사의 자격시험에 밥을 중심으로 한 우리 식문화에 대한 내용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와 더불어 쌀을 이용한 각종 가공식품의 개발도 중요하다.

인스턴트식품에 떨어지지 않는 편리함과 맛을 낸다면 자연스럽게 쌀 소비가 증가할 것이다.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쌀을 이용한 메뉴들은 쌀 스파게티, 쌀 떡볶이, 무지개떡, 쌀 케이크, 식혜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인스턴트식품에 버금가는 맛과 먹기 편리한 쌀을 이용한 메뉴를 개발한다면, 쌀 소비는 자연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주부들도 식탁에서 실종된 자녀들을 되찾기 위해서는 수시로 쌀 스파게티나 쌀 떡볶이를 자주 등장시켜야 한다. 식탁에 앉는 습관이 자녀 건강도 챙기고 가족의 화목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경임 (농협 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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