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사람과 사람의 말
[대학생칼럼]사람과 사람의 말
  • 경남일보
  • 승인 2015.04.2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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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하 (경남과학기술대 신문사 편집국장)
어느 날 친구가 나를 불러서 잠시 이야기 좀 하자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번에 내가 장난으로 했던 말 때문에 많이 화가 났다고 한다. 친구가 대외활동을 여러 개 하고 있어서 회의를 할 때마다 장난으로 ‘너 간첩이지’라고 놀렸는데, 이것 때문에 화가 많이 났다고 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한마디 말이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말이다. 속담처럼 잘만 하면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는 게 말인데, 우리들은 이 말을 너무 못해 빚만 늘려가는 것 같다. 다들 이런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려고 했던 말은 이런 말이 아니었는데 잘못 뱉은 말 때문에 후회를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말이라는 것이 어찌나 무서운지 한번 쏟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고 말(馬)보다도 빨라 잠깐만 지나면 여기저기로 퍼져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꺼내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말’이라는 것처럼 같은 말이라도 상대가 누군지,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지고 기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 “이것 좀 해줘라”보다는 “이것 좀 해주면 안 될까”라고 했을 때 무언가를 해주고 싶을 것이다.

또 말을 할 때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대화를 할 때 상대방에 배려 없이 말을 하게 되면 결국 대화는 틀어지고 서로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좋은 약이 입에 쓰다’고 하지만, 그 사람을 위해 마음을 써서 하는 말과 ‘마음에 안 들어, 어디 쓴맛 좀 봐라’면서 하는 말은 차이가 있는 것처럼 흔히 말하는 돌직구, 직설화법도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있어야 효과가 있지, 아니면 그냥 비난과 욕설이나 마찬가지이다.

친구가 나에게 해준 말에 충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나는 아무 뜻 없이 웃자고 한 말이었지만, 친구는 그 말을 듣고 ‘내가 맘에 안 드나? 빨리 사라지라는 소린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아무 의미 없이 한 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것이 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김재하 (경남과학기술대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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