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스마트폰에 빠진 학생들, 사고예방 신경써야
[현장칼럼]스마트폰에 빠진 학생들, 사고예방 신경써야
  • 최창민
  • 승인 2015.04.28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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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민 (창원총국 취재부장)
최창민기자
택시가 사거리에 진입하자 노란 신호등이 들어왔다. 운전자는 정차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당황했다. 그때 길을 건너기 위해 건널목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 여학생이 갑자기 횡단보도에 들어섰다. 놀란 택시기사가 급정거해 차는 가까스로 멈춰 섰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어이없는 일은 그후 여학생의 행동이었다. 그는 택시가 급정거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유유히 건널목을 건너갔다. 아니 알면서도 무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차가 오거나 말거나 초록신호만 들어오면 나는 내길을 간다는 배짱으로 보였다. 그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귀에는 이어폰이 끼여 있었다. 며칠 전 늦은 밤 시간에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목격한 일이다.

여학생의 행동을 생각해 봤다. 그는 횡단보도에 초록 신호등이 들어왔으니 건너가면 된다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당연히 택시는 설 것이고 사고 따위는 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내 생각은 달랐다. 이 택시가 서지 않았다면 그는 어떻게 됐을까. 혹시 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기사가 잠시 한눈을 팔았거나 브레이크가 고장 나 급발진이라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아마도 그 여학생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었다.

초록 신호등이 들어왔다고 해서 무턱대고 건너갈 것이 아니라 최소한 좌우에 차량통행 여부를 확인한 뒤 건넜어야했다. 유치원 때부터 배우는 상식이다.

사고는 한가지의 부주의한 원인만으로도 발생한다. 내 잘못이 없더라도 상대의 실수에 의해 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내 안전을 남이 지켜 준다는 보장은 없다. 그런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상대의 실수가 있더라도 내가 지켜야 할 안전수칙은 반드시 지켜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 초록 신호등이 안전을 지켜주는 절대적인 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는 차도, 가는 차도, 마주 오는 사람도 봐야 한다. 그리해도 불가항력의 사고가 나기 때문이다.

인도를 걷다가 공사 중인 건물에서 떨어진 철근이나 망치에 맞아 죽고, 고속도로 운전 중 고가도로에서 떨어진 다른 차와 충돌해 사망하는 황당한 사고도 발생한다. 이뿐인가. 갑자기 지반이 꺼져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폭우로 불어난 도시의 가로등 옆에서 감전이 돼 죽기도 한다.

요즘 일상에서 주변 사물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문제다. 한밤 중 길거리에서도 쳐다보고, 화장실에서 보고, 밥 먹을 때도 본다. ‘외식하러 온 한가족이 식탁에 앉자마자 거의 동시에 모두가 머리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쳐다보더라’는 목격담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학생들은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에 빠져 산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보행 중 교통사고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2009년 437건에서 2010년 459건으로 늘더니 2013년에는 848건으로 4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보니 위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지고 대처능력도 떨어져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적어도 횡단보도나 보행 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내 생명의 안전을 보장하는 첫 번째는 내 자신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느 누구도 나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 나의 안전을 남에게 의탁하는 어리석은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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