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은 안받습니다”
“LH 직원은 안받습니다”
  • 박철홍
  • 승인 2015.04.29 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철홍 (지역팀장)
박철홍기자
얼마전 지인과의 저녁 약속이 있어 진주 도심에 위치한 술집에 갔다. 건물은 허름하지만 신선하고 다양한 해산물이 한 상 가득 차려져 나와 지역 애주가들에게는 꽤 이름이 난 곳이다.

인근에 차를 세우려고 하는데 말끔하게 양복 정장을 차려 입은 일행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자기네들끼리 서울말을 사용하길래 ‘혁신도시 직원들이겠구나. 어떻게 여기를 알고 찾아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점 안에는 손님이 가득했다. “혹시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습니까”라고 주인으로 보이는 분에게 물으니 그 분이 대뜸 “LH 직원입니꺼”라고 물었다. “진주사람인데요”라고 답하니 방을 가르키며 벽에 붙은 있는 식탁을 앞으로 내 앉으라고 했다. 조금전 본 사람들은 최근 본사 준공으로 진주에 내려온 LH 직원이었다. 주인은 “우리는 LH 직원은 안 받아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LH직원들이 술값을 계산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문전박대를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주인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새로운 손님을 받는 것보다 지금까지 늘 우리 가게를 찾아오는 시민들이 더 중요하다. 혁신도시 직원들 때문에 이 곳을 찾아 주는 단골손님들이 발길을 돌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LH 직원들은 아마 황당했을 것이다. 그 가게 주인의 단골 위주 영업방침을 탓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진주에 내려와 나름 맛집이라고 찾아갔는데 문전박대를 당하면 ‘진주라는 곳이 아주 배타적이구나’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까 우려스럽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