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한귀은 교수가 ‘인문학자 한귀은이 들여다본 성장하는 여자들의 이야기와 그림’이라는 부제를 붙인 에세이 ‘그녀의 시간’(예담, 316쪽, 1만 3800원)을 펴냈다.
한귀은 교수는 ‘모든 순간의 인문학’,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 등을 쓴 인문학자이다. 그동안 주로 여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안겨주는 인문에세이를 써왔다. 인문학이 삶에 관해 질문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에 지금 여기 살아있는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10대부터 60대까지 각 시기별 성장기를 그림이 있는 옴니버스 에세이로 풀어냈다.
‘그녀의 시간’은 열둘, 스물여섯, 서른넷, 서른아홉, 마흔둘, 쉰, 예순셋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담고 있다. 내가 겪었고, 겪고 있고, 겪게 될 장면들을 보며, 나는 과연 ‘여자의 시간’ 중 어디쯤을 지나고 있는지 가만히 사색하게 되는 책이다.
각각의 글이 단편소설 같은 느낌을 주지만, 소설가나 비소설 작가가 아니라 인문학자의 시선이기 때문에 여성의 내밀한 부분을 포착하고 보여준다. 또한 중간 중간 글의 흐름과 관련 있는 명화들을 배치하고 저자만의 인문학적 성찰을 담아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한편으론 소설을 읽는 듯, 한편으론 인문서를 읽는 듯, 공감과 성찰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오태인기자 taein@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