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부의 날'에 서로에게 꽃 한 송이를
[기고]'부부의 날'에 서로에게 꽃 한 송이를
  • 경남일보
  • 승인 2015.05.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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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찰관으로 근무하는 이곳 ‘진해’는 남녀 간의 애정을 담은 곳이 곳곳에 눈에 띈다. 유행가 ‘삼포 가는 길’의 소재가 된 곳이기도 해 바닷가 어귀를 굽이 돌아보면 삼포마을 입구에 이 노래비가 보인다. 이처럼 여기엔 애틋한 연모의 정이 담긴 ‘삼포 가는 길’이 있고, 전형적인 군사도시이면서 진해역과 장천항마저 있으니 한때 홍등가로써 얼마나 위세를 떨쳤을지 가히 짐작 가는 ‘칠구’도 있었다.

그러나 그 잘나가던 ‘칠구’도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이름마저 낯설게 변한 것처럼 근래 사람들의 성(性)풍속도도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성매매 금지를 규정한 성매매방지특별법의 위헌 여부가 조만간 헌재에서 판가름 날 것이고, 간통죄는 위헌판결로 이미 역사 속에 묻혔다. 경찰이 가정폭력, 성폭력 등 4대 사회악 근절활동과 함께 그간 꾸준히 성매매 단속을 펼칠 때 우리나라 이혼율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높아졌고, 특히 지난해는 결혼 20년이 지난 부부들의 이혼율도 세계 최고인 30%를 넘었다고 한다. 이런 세태 변화도 부부간의 정(情)만큼은 흔들지 못했으면 한다.

우리 또래들은 어릴 적 부모들로부터 ‘남들에게 가정교육을 못 받은 애라는 소리 듣지 않도록 처신 잘하라’는 밥상머리 교육을 무수히 받으며 자랐다. 그러나 지금은 나 자신부터 우리 애들에게 이런 교육을 언제 했나 싶을 만큼 기억에 가물하다. 이런 자녀들의 교육도 결국 올바른 가정환경에서 가능한 일 아니겠는가. 부부야말로 사회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집단인 가정의 근간이다. 가정의 근간을 흔드는 이혼을 감행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는 현실이 염려되고 통계치를 볼 때 그것이 언제까지나 먼 남의 일만은 아니다.

가끔씩 내가 철딱서니 없이 굴 때면 집사람이 따끔하게 한마디 한다. “여보, 당신 곁에 가장 오래 있을 사람이 누군지 알아?”, “그래 맞다, 당신이지!”

5월, 가정의 달이다. 뭔 놈의 행사, 기념일도 참 많다. 그 중에 21일은 창원의 권재도 목사님이 국내 최초로 ‘부부의 날’로 정한 날이다. 꽃이라면 궁색한 나지만 최소한 이날만큼이라도 기념일을 명분삼아 아내에게 장미 한 송이라도 전하는 정성을 들여야겠다. /백승천·진해경찰서 경무계장

 
백승천 진해서 경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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