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이야기
이팝나무 이야기
  • 정규균
  • 승인 2015.05.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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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균 기자
정규균기자
‘이팝’은(이씨의 밥)즉 조선조의 이씨왕족들이나 그들의 은총을 받던 높은 벼슬아치나 먹을 수 있던 ‘쌀밥’을 말한다. 조선시대는 흰 쌀밥이 양반인 이(李)씨들만 먹는 밥이라 하여 ‘이밥’이라 불렀다. 이팝나무는 양반들만 먹는 쌀밥 같은 꽃을 피우는 나무라고 전해지면서 요즈음 우리 주변 산과 들에는 이팝나무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보릿고개 시절. 아이들은 굶주림에 하나둘 목숨을 잃었고, 부모들은 죽어가는 자식들을 지켜보며 통곡했다. 자식의 무덤 곁에 이팝나무를 심어 죽어서라도 쌀밥을 배불리 먹으라는 부모의 애달픈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 나무에 꽃이 많이 피면 풍년, 적게 피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목재는 염료재와 가구재로 사용했다. 나무 전체를 지사제, 건위제로, 꽃은 중풍 치료제로 썼다고 한다. 공해와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가로수로도 많이심는다.

옛날 어느 농촌마을에 열여덟 살에 시집 온 착한 며느리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쉴 틈 없이 집안일을 했지만, 시어머니는 항상 트집을 잡고 구박했다. 그러나 동네 사람들은 모두 이 며느리를 칭찬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제사가 있어서 조상들께 드리는 쌀밥을 지었다. 항상 잡곡밥만 짓다가 쌀밥을 지으려니 혹 밥을 잘못 지어 꾸중으로 두려움을 느낀 며느리는 밥에 뜸이 잘 들었나 보기 위해 밥알 몇 개를 먹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 마침 시어머니가 부엌에 들어오다가 그 모습을 보고 제사에 쓸 밥을 며느리가 먼저 퍼먹었다며 온갖 학대를 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구박을 견딜 수 없어서 뒷산에 올라가 목을 매어 죽었다. 그 이듬해 며느리가 묻힌 무덤가에서 나무가 자라더니 그 꽃이 흰 꽃으로 가득 피기 시작했다. 동네 사람들은 이밥에 한이 맺힌 며느리가 죽어서 된 나무라 생각하고 ‘이팝나무’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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