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이해하고 소통해야 하는 시대
[경일칼럼]이해하고 소통해야 하는 시대
  • 경남일보
  • 승인 2015.05.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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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옥 (한국폴리텍Ⅶ대학(창원)학장·공학박사)
얼마 전 가족과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관람하면서 필자에게는 ‘이해와 소통’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국제시장’은 과거 70년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시작점에 섰던 현 기성세대의 향수를 살리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국제시장은 과거의 향수를 넘어 지금 우리사회가 처한 문제점을 풀 수 있는 ‘이해와 소통’이라는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국제시장’은 남북분단 상황에서 일어난 지금 베이비부머 세대의 생활이라 볼 수 있다. 과거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인해 외국의 원조를 받기 위해 독일에 광부, 간호사를 파견해 경제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러한 파견 광부와 간호사의 노력으로 1970년대 신발, 의류, 그리고 철강과 같은 경공업과 1차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제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그후 전 국민의 부단한 노력으로 중화학공업 육성과 IT 등의 산업발전으로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 반열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모두가 그렇듯이,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과거 우리나라의 상황을 이해함과 동시에 현재의 발전된 모습에 감탄하지만 한 가지 불편한 진실에 마주칠 때가 있다. 바로 영화 ‘국제시장’에서 지금 현재 시점의 자녀들과 주인공인 덕수가 대화할 때 제3자인 관객이 느끼는 미묘 복잡함이다. 덕수는 젊은 시절 혈기왕성하고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희생할 수 있는 헌신적인 가장의 모습을 보였고, 누구나 찬사를 아끼지 않음과 동시에 연민을 느끼며 응원하게 된다.

하지만 현 시대의 덕수는 과거에만 고집하고 고지식하며, 남과 쉽게 타협하지 못하는 시대적 단절을 느끼게 하는 안타까움을 동시에 주고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세대차이’라 할 수 있는 이런 관점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관객들은 그 세대차이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자식들은 과거를 고집하고 상점을 버리지 못하는 덕수를 보고 ‘고지식하다’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래. 이제 상점을 팔고 편하게 살아도 되는데’라고 자식들의 말에 수긍한다. 하지만 덕수가 분단으로 잃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마지막 연결의 끈으로 상점을 내려놓지 못하는 마음을 이해했을 때 덕수의 행동에 우리는 ‘그럴 수도 있다’라는 시대적 아픔도 동시에 이해하게 된다.

우리가 덕수의 고지식한 면을 이해하게 된 것은 영화를 통해 덕수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면서 덕수와 ‘소통’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통’은 영화에만 적용되는 일만은 아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사회에서도 진실로 필요한 것이 ‘소통’이라 할 만큼 ‘소통’은 세대 간의 화합과 이해를 이뤄낼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됐다.

현재 우리는 많은 것들과 타협하고 소통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렇게 각자가 처한 상황을 서로 이해하고 소통한다면,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당신은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이야기하며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박희옥 (한국폴리텍Ⅶ대학(창원)학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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